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을 내세우자는 의견이 고개를 든다. 이미 일부 인사가 전 위원장에게 넌지시 출마 의향을 타진해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현희 차출론은 여권에 대한 부산 지역 민심에서 비롯됐다. 부산이 원래 여권에 유리한 밭이 아닌데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보선이 치러지게 되면서 선거 지형이 크게 불리해졌다.
여권이 지역 숙원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기대와 달리 공약의 반향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인 박형준 이언주 전 의원이 여권 후보군으로 꼽히는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덕도 이슈에도 여권 지지율 역시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차출론을 이야기하는 여권 인사들은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라는 이색 경력에 대중 인지도가 높고 여성인 전 위원장의 여러 ‘장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경선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까지 출마한다면 두 사람이 일으키는 시너지 효과를 통해 여권의 전체 선거 판을 키울 수 있다는 ‘붐업’ 효과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부산 데레사여고를 졸업한 전 위원장은 서울대 치대를 나와 의사 생활을 하다 사시에 도전해 합격한 뒤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단 뒤 민주당 취약지인 서울 강남을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올해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지난 6월 장관급인 권익위원장에 기용됐다. 그는 사법연수원 시절 부산지방법원에서 시보를 할 때 ‘법무법인 부산’ 소속 변호사로 있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인연도 있다.
전 위원장 차출론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내에 출마 의향을 가진 후보군이 있는 데다, 부산 출신이지만 고교 졸업 후 서울에서 쭉 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 위원장은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권익위원장으로서의 역할에 보람과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현재 맡겨진 직분에 충실하겠다”며 차출론에 선을 그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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