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이어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국민의힘이 경선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내에서 경선을 치르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반문연대 빅텐트’ 아래 범보수 야권 후보를 뽑는 경선 방식이 실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 전 의원은 22일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준비되는 대로 공식 브리핑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에 이어 금 전 의원 역시 ‘정권 심판’을 하겠다고 나서자 국민의힘은 후보를 찾기 위한 경선 과정이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할 경우에 대해 걱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대선 주자급’으로 불리며 현재 거론되는 서울시장 후보중 가장 눈에 띈다. 국민의당의 명운을 건 서울시장 출마 선언인 만큼 여론의 관심이 크다. 금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공수처 설치법 표결에서 민주당의 당론과 무관하게 ‘기권표’를 던지며 크게 이목을 끌었다. 소신 투표를 한 그에 민주당이 징계를 내리며 중도층 표심이 움직일 여지가 생겼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인사 중 현재까지 △이혜훈 전 의원 △김선동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이종구 전 의원 등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여론의 관심이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등 당 밖 인물에 집중되면서 국민의힘의 시름이 깊은 상황이다.
반면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정권심판을 내세워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르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면 선거 직전 범보수 야권에서 단일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자체 후보를 뽑는 경선 과정에서 지명도 있는 인물의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만 한정시켜 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신인’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국민의힘이 급하다고 해서 지명도가 높은 인물을 무조건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정작 중요한 건 내후년 대선인 만큼 자신들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서울시장 보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원칙 있는 패배를 한다는 각오가 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과 안 대표, 금 전 의원이 조금씩 양보하는 ‘통합 경선’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반문연대’ 아래 모두가 모여 경선을 하자는 것인데, 후보 선출 방식을 두고 서로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당원 의견을 축소하는 데 동의해야 하는 동시에 안 대표나 금 전 의원은 103석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존중해야 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안 대표나 금 전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하기 때문에 ‘빅텐트’ 아래 범보수 야권 후보가 헤쳐모여 승부를 보는 것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할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로가 존중하면서 양보하면 못할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혜인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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