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석 알지? 이거 누나 마지막 무대가 될 수도 있어.”
8월 MBC ‘놀면 뭐하니’를 보며 엄정화의 한마디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팬들도 많았다. 그러나 엄정화는 엄정화다. 언제나 그랬든 그녀는 여전한 초특급 섹시가수의 모습으로 모든 불안을 ‘극뽁’ 해냈다.
엄정화는 22일 오후 6시 새 디지털 싱글 ‘호피무늬(Feat. 화사, DPR LIVE)’의 음원을 발매하고 가요계로 컴백한다. 지난 10월 환불원정대 프로젝트 음원을 내기는 했지만, 솔로 가수로서는 약 3년 만이다. 앞서 섹시 콘셉트 티저 사진이 공개되자마자 많은 팬들이 감탄하며 ‘역시 엄정화’를 외쳤다.
‘호피무늬’는 엄정화가 이야기하는 희망과 현실에 대한 노래로, 영원한 건 없다 해도 영원할 순간은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다이나믹 듀오가 수장으로 있는 아메바컬쳐와 카카오M이 공동 제작하며 개코가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다. 환불원정대로 인연을 맺은 화사와 힙합신의 트렌드 세터로 불리는 DPR LIVE가 피처링에, R&B 뮤지션 챈슬러가 코러스에 참여해 곡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안무는 리아킴이 맡았다.
엄정화의 가슴에 불을 지핀 것은 역시 ‘놀면 뭐하니-환불원정대’였다. 갑상샘암 수술로 인해 성대 마비를 겪었던 그는 가수 활동을 접을 것처럼 보였다. 2016년 정규 10집을 발매했지만, 예전같은 폭발적 반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아이돌 그룹이 완전히 장악하다시피 한 음원시장에서 ‘더 이상 가수는 무리’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때였다. 장난처럼 불쑥 튀어나온 ‘환불원정대’이야기가 며칠 사이에 진짜가 되어버렸다. 이효리·제시·화사 등 센 언니들 사이에서 제일 센 언니 ‘만옥’이 된 그는 화려한 의상을 입고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불편했던 보컬 역시 레슨을 받으며 후유증을 이겨내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그와 멤버들이 부른 ‘돈 터치 미(DON‘T TOUCH ME)’는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보컬, 안무, 무대 분위기 등 모두 감탄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무대였다.
알려진 대로 ‘호피무늬’는 환불원정대 촬영 당시 각자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을 수집해오라는 유재석의 말에 개코에게 의뢰해 받은 곡이다. 신곡 발표를 앞두고 엄정화는 “최종적으로는 ‘돈 터치 미(DON‘T TOUCH ME)’로 활동하게 됐지만 그 후 이효리가 저녁 식사 중에 ‘이 곡이 너무 좋을 것 같다, 들을수록 좋으니 빨리 만들면 좋겠다’고 말해줬다”며 “이 곡을 너무 좋아하고 불러보고 싶었던 터라 아메바컬쳐에 먼저 프러포즈했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환불원정대 활동 이후 팬들은 꾸준히 그녀가 다시 홀로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요청해왔다.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벌어나자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돌아보면 90년대부터 최근까지도 엄정화는 섹시 디바, 섹시 퀸, 한국의 마돈나였다. ‘배반의 장미’, ‘포이즌’, ‘초대’, ‘몰라’, ‘페스티벌’, ‘Come 2 Me’, ‘D.I.S.C.O’ 등 모든 곳이 독보적인 콘셉트와 개성으로 중무장해 관객과 시청자를 실망시킨 적 없다.
티저 사진만 봐도 감탄만 나오지 않나. 그 나이대 그 어떤 연예인이 무대에서 그녀와 같을 수 있을까. 엄정화는 오늘도 자신의 전성기를 경신하고 있다.
한편 엄정화는 연말 가요 축제 무대에서 ‘호피무늬’를 공개할 예정이며, 아직 음악방송 무대는 계획이 없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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