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입학자 의사면허 안된다”…입학 취소 사례는?

정경심, 입시비리혐의 모두 유죄 판결

이대·서울대 등 부정입학자 입학 취소

의사단체 "수년간 환자 건강 영향미쳐"

조민 필기시험 응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입시 비리 혐의와 관련된 모든 혐의가 유죄판결을 받으며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에 진학한 딸 조민 씨의 향후 행방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는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억 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날 조민 씨가 입시에 사용한 동양대 표창장이 위조된 것은 물론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체험활동확인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인턴체험활동확인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확인서, A호텔 인턴십확인서·수료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십확인서, 동양대 보조연구원 연구활동 확인서 등 ‘7대 스펙’을 모두 허위경력으로 판단했습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조 씨는 단국대와 공주대, 서울대 인턴 경력을 고려대 입시에, 동양대 표창장과 KIST 인턴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에 활용했습니다. 앞서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부산대)학칙에는 ‘법원 판결 이후’ 입학 전형위원회를 열어 부정한 방법이 확인되면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고 돼있다”고 밝혔습니다.

부정행위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입학취소가 결정된 사례는 다수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이화여대는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의 딸 정유라씨가 체육특기자 전형 면접 당시 금메달을 지참하고 “메달을 보여줘도 되느냐”고 질문한 점은 부정행위에 해당한다며 입학취소를 결정했고, 지난해 8월에는 서울대가 자신이 쓰지 않은 논문으로 서울대 치대에 합격한 성균관대 약대 A 교수 딸에 대해 입학취소를 결정했습니다.



조씨는 지난 9월 2021학년도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치루고 내년 1월 7~8일 치러지는 국시 필기시험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산대는 “최종판결 후 입학취소 심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 23일 “조민의 의사 국가시험 필기시험의 응시의 효력을 최종판결 확정 시까지 정지해달라”는 취지로 서울동부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음날 행동하는여의사회도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수년간 환자들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며 지지성명을 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한편 조국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조민씨가) 고졸이 돼도 상관없느냐’는 질문에 “제 인생 10년 정도가 사라지는 거니까 정말 억울하다”며 “그런데 저는 고졸 돼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졸이 돼도 시험은 다시 치면 되고 서른에 의사가 못 되면 마흔에 되면 된다”고 했습니다. 이어 “의사가 못 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회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고도 생각을 하고 있다”며 “어머니가 하지 않은 일로 저 때문에 책임을 지는 것은 견딜 수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정 교수 측은 선고 직후 “1심 판결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습니다.
/한민구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