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부동산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더는 땅을 사고팔면서 부자가 된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유 이사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부동산으로 부자 되려는 생각이 통하지 않도록 정책을 잘 만들어야지 정반대 정책만 내놓으면서 시장을 이겨먹으려 (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25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시즌 3’에서 미국 경제학자 헨리 조지에 대해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헨리 조지를 “사회악 근절을 위해 토지 단일세를 주장했던 사람”이라며 “부동산을 투기의 수단으로 이용해 엄청난 부동산값 폭등이 일어나려 해서 정부가 규제할 때 주류 언론에서는 정부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그를 소환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그(유 이사장)가 헨리 조지를 다시 소환해 부동산 세금을 언급했다”며 “조지는 산업화 과정에서 땅값이 급격히 상승한 캘리포니아를 경험한 후 토지처럼 공급이 고정된 생산요소를 소유한 것만으로 독점수익을 과하게 얻지 않도록 토지로 인한 수익을 환수할 것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 19세기 사상가 헨리 조지를 소환하시는 분들은 부동산 세금 만능론자들”이라며 “참여정부가 이미 헨리 조지를 소환해 종부세라는 우리나라만의 기묘한 세금을 만들었지만 부동산 가격은 기록적으로 상승시키는 실패를 초래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조지의 사상은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활동에는 세금을 매기면 안된다는 것으로, 토지를 제외한 모든 세금은 철폐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심에 주택을 공급하는 기능을 하는 재건축, 재개발의 초과이익환수가 재건축이나 재개발 자체를 억제할 정도라면 이는 헨리 조지의 사상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헨리 조지 이름을 끌어다쓰면서 땅과 건축물 모두를 싸잡아 수익을 모두 환수해야 한다는 우리나라의 조지론자들을 헨리 조지가 만난다면 아마 크게 놀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 의원은 “고백하자면 저도 집거래로 큰 수익이 나는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핵심은 그 목표를 위해 얼마나 실효성있는 노력을 하는지다.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유형의 주택이 안정적으로 공급돼 가격이 별로 오르지 않을 것이니 굳이 투자를 위해 사고팔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형성되는 것 외에 무엇이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다음은 윤희숙 의원의 페이스북 전문
“부동산으로 부자되려는 생각이 통하지 않도록 정책을 잘만들어야지, 정반대 정책만 내놓으면서 시장을 이겨먹으려”
유시민씨의 새해소망이 “더는 땅을 사고팔면서 부자가 된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라는데, 그냥 그러려니 넘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우리나라가 불국토 세상이 됐으면’ ‘하나님의 사람만 큰일을 하는 나라’ 같은 말에 진지하게 화내는 분은 없으니까요.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하고 헤어지면 될 일이지요.
그러나 구체적인 정책 제안과 결부됐다면 무슨 얘긴지 잘 들어볼 필요는 있습니다. 그는 헨리조지를 다시 소환해 부동산 세금을 언급했다고 합니다. 조지는 산업화과정에서 땅값이 급격히 상승한 캘리포니아를 경험한 후, 토지처럼 공급이 고정된 생산요소를 소유한 것만으로 독점수익을 과하게 얻지 않도록 토지로 인한 수익을 환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국내에서 19세기 사상가 헨리조지를 소환하시는 분들은 백의백 부동산 세금 만능론자들입니다. 참여정부가 이미 헨리조지를 소환해 종부세라는 우리나라만의 기묘한 세금을 만들었지만, 부동산 가격은 기록적으로 상승시키는 실패를 초래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의 조지론자들이 자꾸 중요한 부분을 누락시키는 바람에 그간 많은 혼선이 있어왔습니다. 헨리조지는 인간의 노력이 들어간 건물 등 토지의 가치를 올리는 활동에는 세금을 매기면 안된다고 주장했거든요. 집을 짓고 상가를 만드는 등 땅을 개발하는 인간의 노력은 사회에 바람직한 영향을 미치는데 왜 세금을 매겨 이를 저하시키냐는 것이지요. 그의 사상은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활동에는 세금을 매기면 안된다는 것으로, 토지를 제외한 모든 세금은 철폐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도심에 주택을 공급하는 기능을 하는 재건축, 재개발의 초과이익환수가 재건축이나 재개발 자체를 억제할 정도라면 이는 헨리조지의 사상과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헨리조지 이름을 끌어다쓰면서 땅과 건축물 모두를 싸잡아 수익을 모두 환수해야 한다는 우리나라의 조지론자들을 헨리조지가 만난다면 아마 크게 놀랄 것입니다.
헨리조지의 주장을 정확히 이해했다 해도, 규제로 좌우되는 택지의 공급이 현대사회에서 정말 고정된 것이냐, 아주 작은 나라가 아니고서는 토지라는 생산요소를 사고파는 것을 제약하는 것이 나라 경제를 지속시킬 수는 있냐, 토지 소유권이 개인에게 이미 확립돼 있는데 재산권 침해는 어떻게 할 것이냐, 부동산 세금이 정말 가격인하를 가져오냐 등은 19세기 미국 사상가의 생각을 직수입하길 원하는 이들이 깊이 생각해봐야 할 지점입니다.
고백하자면, 저도 집거래로 큰 수익이 나는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가격이 급하게 오른다는 것이니, 내집마련 꿈을 가진 많은 이들을 좌절시키니까요. 그러나 핵심은 그 목표를 위해 얼마나 실효성있는 노력을 하는지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유형의 주택이 안정적으로 공급돼 가격이 별로 오르지 않을 것이니 굳이 투자를 위해 사고팔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형성되는 것 외에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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