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제조업 기반의 완성차 업체가 부품사들을 거느린 채 자동차를 생산하고 판매했다. 이제는 배터리 기술과 정보기술(IT)이 자동차 산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앞으로 자동차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과 변속기 등은 사라지고 점차 소프트웨어 중심의 움직이는 고성능 인공지능·로봇·컴퓨터로 변모할 것이다. 그러면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 영역의 의미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산업과 시장은 융복합 시대로 진입하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얼마 전 정부와 민간을 합친 국가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내년에 100조 원을 돌파한다며 과학 입국의 원대한 꿈을 얘기했다. 투자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창의를 막는 규제 족쇄를 제거하는 것이다. 정부가 규제 망령에 빠져 있는 한 산업 융복합 시대를 선도하기는 어렵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