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에게 바치는 ‘시무7조’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정부를 꼬집었던 진인(塵人) 조은산씨가 또다시 정부와 여당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조씨는 28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그들이 허락한 것은 13평의 미분양 임대 주택과 기본 소득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안전”이라면서 “법을 위해 법을 파괴하는 정치인을 섬기는 국민은 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조씨는 여권이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과 관련,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온 나라가 다시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들끓고 온 국민이 산산조각 난 듯 분열되지 않을 수 있었다”면서 “법무부장관을 통해 검찰총장의 지휘권과 직위를 박탈하지 않아도, 친정부 인사를 내세운 공수처의 설립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검찰 개혁을 충분히 이뤄낼 수 있었고 국회는 이미 동의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또한 “힘 있는 자들이 법 뒤에 숨어들어 으스대지 않을 수 있었다. 힘 없는 자들이 법 앞에 움츠러들어 숨지 않을 수 있었다”면서 “전전 대통령이, 전 대통령이 그러했듯, 지금의 대통령도 죄가 있다면 언제든 법의 심판을 받게 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아울러 조씨는 “온 나라가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립에 몰두해 결국 백신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코와 입을 드러낸 너와 내가 마주할 수 있었고 폐업 직전의 이웃들이 밝게 웃으며 우리를 맞이할 수 있었다”면서 “지긋지긋한 마스크와 식은 배달 음식에서, 우리는 조금 더 일찍 벗어날 수 있었다”고 정부와 여당을 향해 거듭 날을 세웠다.
여기에 덧붙여 조씨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수많은 국민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전월세를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상황을 짚고 “스물다섯 번의 잘못된 정책을 내놓으며, 단 한 번만이라도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조씨는 더불어 “우리는 정의로운 나라의 국민이 될 수 있었으며 살기 좋은 나라의 국민이 될 수 있었다.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허락하지 않았다”며 “그들이 허락한 것은 13평의 미분양 임대 주택과 기본 소득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안전이었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서 “우리에겐 많은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주지 않았다”면서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앞으로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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