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한창인 가운데 사망자수도 급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단 분석이 나오고 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 숨졌거나 사후 확진 판정을 받은 신규 사망자는 40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올해 1월 20일 이후 하루 기록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직전일 사망자(11명)와 비교하면 무려 29명이나 더 많다.
다만, 방역당국은 하루새 사망자가 급증한 것이 신고가 지연된 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코로나19 상황 백브리핑에서 “사망 날짜를 보면 어제(28일) 사망한 사람이 13명, 27일 사망한 사람이 11명, 그 이전에 사망한 사람이 16명이다”고 말했다.
윤 반장은 “사망자 가운데 60대가 2명, 70대가 7명, 80대가 18명, 90대가 13명”이라며 “22일 사망한 환자도 오늘 통계에 집계돼 발표됐는데 연휴 기간에 아마 신고가 지연된 부분도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사망자 다수는 감염병 전담병원이나 의료기관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신규 사망자 40명 가운데 사망 장소가 ‘요양병원’으로 분류된 사망자는 5명이며, 요양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다른 의료기관 등으로 이송된 이후 사망한 사례는 12명이다. 방대본 관계자는 “신규 확진자 40명 가운데 자택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던 중 사망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11월 중순부터 신규 확진자와 더불어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사망자는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지난 15일(발표일 기준 13명) 두 자릿수로 올라선 뒤 일별로 12명→22명→11명→14명→15명→24명→24명→17명→17명→17명→20명→15명→11명→40명을 기록하며 계속 증가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사망 위험이 큰 위중증 환자 또한 최근 들어 급증했다. 인공호흡기와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등의 치료가 필요해 방역당국이 ‘위중증’ 상태로 분류하는 코로나19 환자는 이날 0시 기준으로 330명에 달해 전날(295명)과 비교해 하루 새 35명 늘어났다.
이처럼 코로나19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요양병원·요양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의 집단발병이 잇따르면서 ‘고위험군’인 60대 이상 고령층 환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달 22일부터 28일까지 최근 1주일간 새로 확진된 60세 이상 지역발생 확진자는 하루 평균 305.3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지역발생 확진자(일평균 984명)의 31.0%에 해당하는 수치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구로구의 요양병원 및 요양원과 관련해 전날까지 총 170명이 감염됐고, 충북 청주시 참사랑노인요양원에서도 지금까지 10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이달 들어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숨진 사례는 총 55명으로, 이달 전체 사망자 333명 가운데 1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지금의 환자 발생 추이를 볼 때 당분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철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는 “보통 감염된 이후 일주일 안에 중증으로 악화하고 2∼3주 치료를 받다 숨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간 누적됐던 중환자 숫자를 고려하면 사망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올려 사회적 접촉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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