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6월 초 40대 A씨는 112에 전화를 걸어 “노래방에 도우미가 있다”고 신고했다. 112에 “술집 앞에 주취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있다”는 말도 했다. A씨가 신고할 때마다 경찰관이나 소방관은 다급히 현장에 출동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 신고였다. 경찰관, 소방관은 A씨가 신고한 현장에 나갈 때마다 시간을 낭비할 수밖에 없었다. A씨가 당시 약 한 달간 허위신고를 한 횟수는 100회가 넘었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는 “죽는 것은 무섭지 않다”는 내용으로 신고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 7월까지 총 3,000회 이상 별 이유 없이 112에 전화해 반말을 하거나 문자를 보냈다. 경찰관이나 소방관이 A씨의 허위신고로 ‘허탕 출동’을 한 횟수는 20회가 넘었다.
이후 A씨는 위계공무집행방해, 경범죄처벌법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A씨 사건은 1심에서는 검찰이 기소한 시기별로 두 개의 재판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두 재판에서 그는 각각 징역 8개월에 벌금 60만원, 징역 10개월에 벌금 10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 선고 후 A씨에 대한 항소심이 시작됐고, 분리돼 있던 두 재판은 병합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김병수 부장판사)는 A씨에게 징역 1년2개월에 벌금 6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안이 중하고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A씨의 거듭된 장난전화와 허위신고로 경찰력이 수차례 낭비돼 엄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A씨가 앓고 있는 우울증과 알코올 의존증이 범행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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