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를 꺾고 올해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남성으로 꼽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9일(현지시간)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1~17일 미국의 성인 118명을 대상으로 한 ‘가장 존경하는 남성’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18%의 응답률로 수위를 차지했다. 갤럽은 1946년부터 매년 이 조사를 해왔다.
2위는 15%가 응답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2년간 1위를 달렸지만 올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렸다. 갤럽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오바마 전 대통령과 동률이었지만 올해는 앞섰다”며 18%의 응답률은 역대 최고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과 동률이라고 설명했다.
3위에는 6%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올랐고,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 두각을 드러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3%), 프란치스코 교황(2%) 순이었다.
또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르브론 제임스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각각 1%로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갤럽은 공화당 지지층의 48%가 트럼프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꼽은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 등 선택지가 갈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갤럽의 74차례 연례 조사에서 현직 대통령은 60번이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제일 많이 꼽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2017~2018년 모두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밀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시절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10차례 ‘톱10’에 들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2018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톱10에 가장 자주 이름을 올린 이는 2018년 별세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61번)였고, 다음으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31번), 지미 카터 전 대통령(29번) 순이었다.
가장 존경하는 여성으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10%의 응답률로 2018년 이후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2위는 첫 유색인종 여성 부통령에 당선된 카멀라 해리스 당선인으로, 6%의 득표율을 얻어 처음 ‘톱10’에 진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4%),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3%)가 뒤를 이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미 하원의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각각 2%의 응답률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과 스웨덴 출신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1% 득표율로 상위 10위에 들었다.
가장 존경하는 여성 ‘톱10’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제일 많은 52차례 이름을 올렸고,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34회), 오프라 윈프리(33회),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29회)이 뒤를 이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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