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서울교통방송(tbs)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김어준 씨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판결문을 인용하며 “김어준 씨에게도 판결문을 적용할 때가 됐다”며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것을 요구했다.
금 전 의원은 3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서울교통방송 뉴스공장 김어준의 문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뉴스공장을 폐지하거나 진행자 김어준 씨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린다”고 운을 뗐다. 금 전 의원은 “원칙적으로 정치가 언론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의 재정적 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방송에서도 시장에 비판적인 진행자나 출연자가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시의 눈치를 보고 ‘용비어천가’를 부르면 그것이 더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김어준 씨의 경우는 다르다”며 “단순히 객관성이나 중립성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금 전 의원은 “편향성이 극렬하고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너무나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며 “특히 우리 사회에서 힘든 처지에 있는 분들,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분들에게 큰 상처를 주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 그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두려움을 떨치고 나선 미투 운동에 대해 초기부터 음모론을 제기해 피해자에게 고통을 줬다”며 “자신이 진행하던 다른 민영방송에서는 미투 폭로에 연루된 친분 있는 정치인을 옹호하다가 하차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금 전 의원은 또 “김어준 씨는 자기 머릿속의 음모론을 펼치는데 그치지 않았다”며 “조국 사태, 추미애 장관 아들 논란이 한참 일 때는 이들의 편을 들어주는 실체가 불분명한 익명의 인물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의 주장은 검찰 수사, 법정에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지만 김 씨는 단 한 번도 책임을 진적이 없다”며 “심지어 법원 판결에 대해선 “기득권이 반격하는 것”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이같은 행동을 “사회의 통합은커녕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데 앞장 섰다”고 해석했다.
그는 “힘들게 진실을 털어놓는 사람들,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공격을 가했다”며 이용수 할머니를 향해서는 “기자회견 문서도 직접 쓴 게 아닌 것이 명백해 보인다. 냄새가 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또 “지난 봄 코로나19로 대구 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을 때는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라고 주장하고, 엉뚱하게 검찰을 비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금 전 의원은 “김 씨의 공격 기준, 판단 기준은 단 하나 뿐입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 세력에게 이익이 되느냐, 손해가 되는냐 여부”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치 개입 문제도 심각하다”며 “여당 편들고 야당 깍아내리는 단순한 편향성의 문제가 아니다. 여당 중진 의원들도 그 방송에 출연하려고 줄을 서서 그가 지휘하는 방향에 맞춰 앵무새 노릇을 한다”고 적었다. “그의 눈에 들면 뜨고 눈에 나면 죽는 것이 현 여당의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김 씨가 개인적으로 어떤 주장을 하든 그것은 그의 자유입니다 그가 책임을 지면 된다. 하지만 그는 서울시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방송국에서 전파라는 공공재를 점유하고 있다”며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가했다. 그 죄책에 대해서도 무겁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법원판결문 구절을 인용했다. 그는 “김어준씨에게도 이 말을 적용할 때가 됐다”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 약속을 걸고 시민들의 뜻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이혜인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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