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수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 해결에는 전혀 진전이 없었다. 게다가 한미 동맹이 훼손돼 안보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한미연합훈련은 무기 연기되거나 축소됐고, 한미는 주한미군 운영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합의하지 못했다. 정부가 중국의 압박에 눈치를 보고 북한과의 대화에 매달리다 보니 그 과정에서 군 기강이 갈수록 해이해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초계기를 타고 군의 태세를 점검하며 안보 의식을 제고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대전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를 찾아 “세계 최고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데 대해 축하한다”고 격려한 것에 이어 바람직한 안보 행보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도발을 지속하면서 핵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랜드연구소 평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0월 50~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했고 200~300개 보유를 목표로 설정해 증산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가열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들이 최근 우리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수시로 침범하는 등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힘이 없으면 평화도 지킬 수 없다. 우리는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압도적 군사력 확보를 바탕으로 ‘누구든지 우리를 건드리면 다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고슴도치 전략’을 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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