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는 북유럽 신화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신으로 등장한다. 그는 신들의 왕 오딘과 대지의 여신 피요르긴의 아들로 거인족에 맞서 평화를 지키는 영웅이다. 토르는 고대 게르만어로 천둥이라는 뜻으로 영어의 목요일도 ‘토르의 날(Thor’s day)’이라는 의미다. 그는 주머니에 넣고 다닐 정도로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망치나 쇠 장갑, 벨트 등을 갖고 다닌다. 토르는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농업을 관장하는 신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예로부터 북유럽 사람들은 천둥이 몰아치면서 비가 내리는 것은 날씨를 마음대로 조정하는 토르의 망치 덕택이라고 믿어왔다.
토르는 21세기에 마블 스튜디오의 공상과학영화 ‘토르’에서 지구를 구하는 영웅으로 재탄생했다. 2011년 ‘토르: 천둥의 신’ 이후 3부작으로 선보인 영화에는 아스가르드·미드가르드 등 모두 9개의 왕국이 등장한다. 우주의 9개 왕국이 5,000년마다 한 번씩 일렬로 늘어서면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컨버전스’가 닥치자 토르는 악당에 맞서 위기에 빠진 세계를 구해낸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신년사에서 영화 토르에 등장하는 우주 현상을 거론하며 “우주의 기운이 집중되듯 한반도 평화에 대전환의 시간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노동당 8차 대회를 앞둔 북한을 향해 긍정적 대화와 협력의 메시지를 기대한다고 했다. 꽉 막힌 남북 관계에 대한 답답함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남북 관계 개선에만 매달리지 말고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진정한 북핵 폐기 해법을 도출해야 한반도 평화가 정착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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