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주식 투자는 전통적으로 부동산에 치우쳐 있던 가계의 자산 구조를 개선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에 몰아친 광풍을 고려하면 개인의 주식 투자가 그나마 돈의 물꼬를 다른 곳으로 돌린 측면도 있다. 하지만 증시가 과잉 유동성에 의지해 실물과 괴리된 채 고평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를 넘어 장기 평균(10배)과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수출을 감안하면 30% 이상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출·생산·소비·투자 등 어느 것 하나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증시 홀로 치고 올라갈 수는 없다. 지금의 주가를 만든 개인 자금의 상당 부분은 ‘빚투(빚내서 투자)’다. 개인의 신용 융자 잔액은 19조 3,000억 원으로 1년 전의 2배가 넘는다.
‘파티가 길어질수록 씻어야 할 접시도 많아진다’는 얘기가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과잉 유동성 잔치는 사상누각이어서 작은 충격에도 흔들리게 되고 결국 끝날 수밖에 없다. 금융 당국은 증권사 신용 융자 잔액의 급격한 증가 등 증시 과열을 막을 대책을 세우고 개인도 빚투를 자제하는 등 스스로 투자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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