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자는 지난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들어가면서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 일할 기회를 얻는다면 아동 인권 보호를 위한 특별 기구를 만들겠다”며 “우리 대한민국 어린이들의 인권을 충분히 보장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고시생 폭행’ 의혹에는 “나중에 이야기하겠다”며 전날 “제가 폭행당할 뻔했다”고 강력하게 반박한 것과 대조되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 2016년 11월 서울 영등포구 자신의 오피스텔 앞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단체 소속 고시생을 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해당 고시생은 박 후보자가 △자신의 멱살을 잡고 폭언한 점 △수행 비서를 시켜 강제로 얼굴 사진을 찍은 점 등을 호소했다.
같은 날 박 후보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 고시생은 “사과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천명했다. 해당 고시생이 밝힌 고소 예정일은 오는 11일이다. 고시생 측은 사건 당시 박 후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어제 의원님께서 저희 고시생들의 가방을 채가고 얼굴과 주민등록증을 사진으로 찍고 저희에게 욕설과 고함을 하신 부분에 대해 저희는 적잖이 실망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이에 박 후보자 측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박 후보자가 그날 밤 10시에 귀가했는데 모자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둘러싸니 위협을 느껴 찍으라고 했다 한다”며 “폭언이나 폭행을 한 사실은 없다”고 전했다.
‘폭행 논란’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야권은 박 후보자를 향해 “폭행과의 인연이 유난히 많다”며 “스스로 내려오는 게 어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대출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교 때는 집단 패싸움, 판사 때는 주폭 구속영장 기각, 국회의원 때는 고시생 폭행 논란, 국회에서 폭행 혐의로 재판받는 중”이라며 “장관 되면 누구를 패려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대통령이 자격 없는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국민을 모욕하는 일로 대한민국의 품격과도 맞지 않다’는 박 후보자의 원내대변인 시절 발언을 거론하며 “‘박적박(박범계의 적은 박범계)’인가.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추적추(추미애의 적은 추미애)’처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모욕하고 대한민국 품격과도 맞지 않는 임명을 강행하실 건지”라며 “그 전에 박범계 후보자는 박범계 의원의 말을 새겨듣고 스스로 내려오는 게 어떤지”라고 책임을 물었다. 윤희석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그가 정의의 수호자가 될 수 있을지 심히 의문”이라며 “법무부 장관은커녕 어떤 공직도 맡기 어려운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강지수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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