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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내칼럼
[만파식적] 바리케이드




“제가 대신 죽을 수 있다면/저의 목숨을 앗아 가소서/그를 살려 주옵소서/그를 집으로 데려다 주옵소서.”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늙은 장발장이 프랑스 왕정에 맞선 무장 봉기에 참여한 한 청년이 전투에서 살아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신에게 기도하는 노래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뮤지컬에는 1832년 ‘6월 봉기’의 장면들이 나온다. 당시 민주주의를 외치는 학생들이 파리 시내에서 바리케이드(barricade)를 세우고 정부군과 총격전을 벌인다.

바리케이드는 바리크(나무통)로 만든 방어벽이라는 뜻으로 당시 학생들은 바리크에 흙을 가득 담아 자신들을 엄폐했다. 1789년 프랑스혁명 때 처음 등장한 바리케이드는 6월 봉기를 거쳐 민주주의의 상징물이 됐다. 1968년 베트남 전쟁에 항의하는 대학생 시위와 1,000만 노동자 파업이 프랑스를 압도했을 때도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저항을 상징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바리케이드는 국민의 저항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도구로 바뀌었다. 시위가 빈발하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가 격화되던 2008년 6월 서울 세종대로 한복판에 경찰이 설치했던 컨테이너 바리케이드 구조물이 ‘명박 산성’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지난해 10월 3일과 10월 9일 보수단체의 시위를 막겠다며 대형 버스로 차 벽을 만들어 ‘재인 산성’이라는 비웃음을 샀다.



미국 워싱턴DC에서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뚫고 연방 의사당에 난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을 위한 의회 회의가 진행되던 상황이었다. 여성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참극까지 벌어졌다. 이날의 의회 난입은 ‘대선 불복’을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 탓이 컸다. 진영 간 분열로 미국 민주주의가 최대 위기에 처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오만과 독선에 사로잡힌 폭주 정치로 민주주의가 위태롭다. 독재 정권의 길고 긴 폭정을 힘겹게 물리치고 탄생시킨 우리 민주주의다. 그렇게 덧없이 뒷걸음치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

/문성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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