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베이징 사수하라" 1,100만명 거대도시 전면 봉쇄…中 경기회복 찬물 끼얹나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中 수도권' 스자좡 봉쇄

우한 봉쇄 때 GDP 19.5% 감소…서비스업 직격탄

타격 최소화 위해 '고강도 대책'…장기화 여부 관건

6일 중국 허베이성 성도 스자좡시 차오시구에서 주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핵산 검사를 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을 둘러싼 수도권인 허베이성의 중심 도시 스자좡(石家莊)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인구 1,100만의 도시가 전면 봉쇄됐다. 작년 초 후베이성 성도(省都)인 우한(武漢) 봉쇄 후 중국에서 인구 1,000만 이상의 거대 도시를 통째로 봉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궤도에 오르는 듯했던 중국의 경기 회복에 이번 조처가 부정적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스자좡시 정부는 전날 밤 브리핑에서 전 시민과 차량이 도시 외부로 나가는 것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시 정부는 여론 동요를 의식한 듯 우한식 도시 봉쇄를 뜻하는 '봉성'(封城)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미 기차역과 시외버스 터미널 등이 일반인 상대 운영을 중단한 상태여서 스자좡시 주민은 물론 출장과 여행 등으로 잠시 왔던 이들도 당국의 예외적인 허가를 받지 않고서는 도시 밖으로 나갈 수가 없는 상태다.

시민 외출이 극도로 억제되고 상당수 상업 시설이 운영을 멈춰서면서 당장 요식업, 소매판매업, 이미용업, 운수업 등 스자좡시의 서비스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밀린 주문을 일부라도 나중에 소화할 수 있는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 산업은 재난 상황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추후 회복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스자좡과 허베이성 전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

스자좡이 속한 허베이성은 수도인 베이징직할시, 톈진직할시와 함께 '징진지(京津冀) 경제권'을 형성하는 중요 지역이다. 강력한 도시 전체 봉쇄가 장기화하면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작년 1월 23일부터 4월 7일까지 76일간 봉쇄된 우한의 경우 작년 상반기 GDP(국내총생산)가 전년 동기보다 19.5% 감소하는 역성장을 경험했다.

작년 말부터 겨울철을 맞아 베이징과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등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산발적으로 재확산하면서 경기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있기도 하다. 금융정보 업체 차이신(財新)이 집계해 발표하는 서비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작년 12월 56.3으로 전달의 57.8보다 소폭 둔화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당국이 베이징, 허베이성, 랴오닝성 등 북부 지역에서 코로나19에 대처 중인 가운데 원래부터 제조업보다 회복이 더뎠던 서비스 분야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대규모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곳이지만 사회주의 정권 특유의 강력한 행정력을 동원해 코로나19 확산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세계 다른 나라보다 빨리 경제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다시 큰 도전에 직면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작년 10월 펴낸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중국이 작년과 올해 각각 1.9%, 8.2%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일본 노무라증권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9%로 상향하는 등 더욱 낙관적 관측도 나오던 터였다.



중국 수도 베이징 순이(順義)구에 마련된 한 검사소의 의료인이 핵산검사를 위해 주민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미 작년 한 해 베이징 등 여러 도시에서 산발적 발생한 코로나 재확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소수의 감염자 발견 단계부터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도 높은 지역 봉쇄와 접촉자 격리를 단행하는 한편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하는 나름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식 방역 모델은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봉쇄 강도를 극도로 끌어올리는 대신 조기에 확실한 성과를 내 경제와 사회를 최대한 빨리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물론 이런 방식은 중국이 내부 비판과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를 추호도 용납하지 않는 공산당 일당 통치 체계이기에 가능하다.

중국 당국은 현재 3,000명이 넘는 의료진을 전국에서 차출해 스자좡에 긴급 투입하고 1,100만 명 전 시민을 상대로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진행 중이다. 스자좡시는 전날 낮 12시까지 총 610만여 명의 주민에게서 표본을 채취해 이 중 24만여 명의 확진 검사를 진행한 결과 11명의 무증상 감염자를 추가로 찾아냈다고 밝혔다.

1년 만에 재현된 '우한식 봉쇄'가 중국의 경기 회복에 끼치는 영향은 스자좡을 중심으로 한 허베이성의 코로나19 확산이 얼마나 조기에 효과적으로 통제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관련태그
#중국, #코로나, #봉쇄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