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사람 중 가장 눈에 띄는 차림새를 했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의사당 난입 시위를 주도한 용의자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본격 시작되고 있다.
의사당 폭력 사태 때 소뿔 달린 뿔이 털모자를 쓰고 성조기 무늬 페이스페인팅을 한 남성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연설대를 가져간 또 다른 남성이 체포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당시 무질서와 폭력 실태를 담은 사진이 공개된 게 계기가 됐다.
뿔 달린 털모자를 쓰고 적극 가담한 장면이 드러난 제이컵 앤서니 챈슬리는 9일 애리조나에서 의사당 불법 침입과 난동 혐의로 체포됐다. 다음 주 애리조나에서 첫 재판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다.
챈슬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는 제이크 앤젤리로도 알려져 있으며 각종 음모론을 제기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의장의 연설대를 탈취해 손을 흔드는 장면이 사진에 찍힌 애덤 존슨은 플로리다에서 검거됐다. 존슨 역시 절도와 불법 침입, 난동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남성은 5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즉각 신원이 밝혀졌다.
존슨은 자신이 의사당 폭력 사태 때 워싱턴DC에 있었다고 소셜 미디어에 올렸으며, 흑인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비판하는 글도 게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의사당 사건으로 17명이 연방 법원에 기소됐으며, 다른 40명도 워싱턴DC에서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들은 경찰 위협과 의사당 제한구역 침입, 연방 기물 파손, 의원 협박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연방 수사관들이 폭동 교사 등의 혐의로 수십 명을 추가 검거할 예정이라고 AP 통신이 전했다.
의사당 폭력 사태 당시 시위대는 상·하원 회의실을 점령하고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 깃발을 비롯해 성조기 및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깃발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다.
이에 따라 대선의 최종 단계인 선거인단 투표 개표 결과를 인증하는 절차가 몇 시간 동안 지연되기도 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