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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중국 우주굴기, 미중 경쟁 본격화

2007년 中 인공위성 요격 실험 성공





2007년 1월 11일 오전 중국 쓰촨성 시창 인공위성 발사 기지. 위성공격무기(ASAT·Anti-satellite)를 탑재한 거대 로켓이 솟구쳤다. 목표는 865㎞ 상공의 낡은 기상위성(風雲 1C). 로켓에서 분리된 위성 요격 미사일은 초당 8㎞ 속도로 날아갔다. 불과 수 분 뒤 1.5m 크기의 목표가 산산조각 났다. 요격 미사일의 특징은 두 가지. 목표 위성의 진행 궤도와 정반대 방향에서 운동에너지만으로 파괴했다는 점이다. 고도의 기술이 없으면 불가능한 요격 실험이었다.

일주일 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중국 외교부도 요격 실험을 확인하며 미국과 일본 등에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런 반응도 보였다. ‘(미국 등이) 위협을 느낄 필요는 없다. 우리는 우주에서의 군비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공식 발표에도 미국은 ‘총알로 총알을 맞춘 격’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극단적 보수론자 마이클 필스버리는 ‘중국이 첩보·통신·항법을 담당한 위성 50여 기만 공격해도 미국은 파멸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중국은 이에 “미국은 이미 1980년대에 유사한 요격 실험을 거쳤다”며 “진짜 위험한 것은 우주를 독점하려는 미국의 패권주의”라고 받아쳤다. 유럽 등에서는 우주에 무기 배치를 금지하자는 중국과 러시아의 제안을 미국이 거부하는 통에 요격 실험이 강행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도 펄쩍 뛰었다. 극동 지방에 배치된 정찰위성의 대부분이 중국이 격추한 기상위성과 같은 고도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촉각을 곤두세운 러시아는 중국과 거리를 두기보다는 협력 강화로 방향을 틀었다. 중국의 실력을 확인하고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공동 대응하는 파트너로 여긴 것으로 풀이된다. 러·중 군사 교류가 빈번해지고 연합 훈련도 늘어났다.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에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동시에 근접하는 사태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미국 역시 행동에 나섰다. 2008년 해상의 이지스 구축함에서 SM-3 미사일을 발사해 얼마든지 낮은 고도의 위성도 격추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

우주 군비경쟁 가능성을 일축하던 중국은 태도를 바꾸고 있다. 중국 공군 사령관은 “작전 범위를 우주로 확대한 것은 물론 위협이 있다고 판단하면 국외 목표물도 타격하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재주를 감추고 은밀히 힘을 기르는 도광양회(韜光養晦)에서 벗어난 중국은 우주 굴기를 외치고 있다. 걱정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것 같아서. 어부지리는 불가능할까.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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