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낙연 대표 퇴진 요구 찬반 투표’ ‘이재명 지사 출당을 위한 투표’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연초 이 대표가 꺼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계기로 양측 지지자들이 ‘좋아요’ ‘싫어요’ 클릭 전쟁을 벌였다. 이들은 각종 커뮤니티에 투표 링크까지 올리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이 대표는 친문(親文) 세력의 거센 반발 때문에 사면 주장에서 일단 한발 물러섰다. 문 대통령은 지지층의 눈치를 보느라 11일 신년사에서 ‘통합과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지도 못했다. 대선 주자들은 재난지원금을 놓고도 대립했다. 이 지사가 ‘지역화폐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하자 이 대표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선을 앞두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 카드를 검토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자 정 총리가 “더 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재난지원금보다 방역이 중요하다는 얘기로 ‘코로나19 방역 총리’ 이미지 확산을 노린 듯하다. 이 밖에 중대재해처벌법과 부동산 양도세 완화 등을 놓고도 여권 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여권 내부 분열은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문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은 권력 비리 수사를 막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을 엄호하려다 국민·야권·검찰 등과 싸움을 벌이며 국론을 분열시켰다. 올해는 벽두부터 대권을 의식한 내부 신경전을 펼치면서 정작 중요한 민생 경제는 소홀히 하고 있다. 지금은 권력 싸움을 할 때가 아니라 규제를 풀어 기업이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도록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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