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 정지한 후 맞은 증시 첫 거래일인 11일(현지 시간) 트위터 주가가 장중 한때 12.3%나 폭락했다. 설상가상으로 트위터의 조치가 ‘표현의 자유’ 원칙에 어긋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도 빗발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트위터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6.41% 급락했다.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35분께 12.3% 떨어진 뒤 오후에 간신히 낙폭을 줄인 결과다. 마켓워치는 이날 하루 동안 트위터의 시가총액이 26억 2,500만 달러(약 2조 8,800억 원) 증발했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의회 난입’ 사건으로 이들 기업이 대통령의 계정을 제재한 뒤 맞은 증시 첫 거래일이었기 때문이다. 평화로운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대통령의 계정을 잠그겠다고 밝힌 페이스북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4.01% 떨어진 주당 256.84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러’를 퇴출한 애플과 아마존의 주가도 각각 2.32%, 2.15% 떨어졌다.
이번 주가 폭락은 소셜미디어 업체의 면책 권한을 보장한 통신품위법 230조가 폐지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들은 고객들에게 “이번 사건으로 소셜미디어 업계를 제재하는 법안이 도입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시킨 행위가 정파를 떠나 미국 사회에 ‘표현의 자유’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방증이다.
트위터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판도 거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수석대변인인 슈테펜 자이베르트는 “트위터가 대통령의 부정확한 트윗에 경고 알람을 표시하는 것은 옳지만 계정 정지는 지나쳤다”며 “민간 기업이 아닌 입법기관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과 줄곧 충돌했던 메르켈 총리가 이 같은 의견을 내놓자 “놀랍다”고 평가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충격적”이라며 “디지털 규제는 국가의 정의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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