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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나이 드는 맛





“행복이 뭐라고 생각해?” 어느 날 그가 물었다. (…) 나는 행복은 목표 의식 그리고 자존감과 관련이 있다고 대답했다. (…) “이봐, 그건 행복이 아니야. 나한테 행복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야. 다음 세상에서가 아니라고. 오늘 밤에 춤추러 갈 거라서 행복한 게 아니야. 지금 이 순간에 행복하지 않으면 자네는 행복한 게 아닌 거야. ‘저 코트를 사서 겨울에 입을 거야’ 아니면 ‘새 오토바이를 사야지. 그러면 나는 정말 행복할 거야’ 뭐 이러는 사람들이 있지. 하지만 그때까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어떻게 알아? 지금 자네 행복한가? 나처럼 말이야. 나는 몸이 안 좋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그랬어. 그러니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가끔 나는 내일은 나가봐야겠다고 말해. 하지만 그다음 날 하루 종일 비가 내리면 나는 텔레비전을 켜. 나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아이스크림이나 먹는 거지. 그러기로 했던 건 아니라도 말이야. 그런 거야. 정말 그렇지.” (존 릴런드, ‘나이 드는 맛’, 2018년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로라 L. 카스텐슨과 동료들은 나이와 행복감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했다. 우리는 흔히 체력과 가능성이 충만한 젊은 시절이 가장 행복하리라 생각하지만, 행복감은 70대까지 점점 커지다가 그후 약간씩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놀라운 것은 90대가 되어도 적어도 20대 때보다는 행복하다는 사실이었다. <뉴욕 타임스> 기자 존 릴런드는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85세 이상의 초고령 노인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에게 삶과 행복에 대해 묻고 기록했다.



부질없는 갈구와 헛된 인간관계로부터 놓여난 초고령 노인들은 내일의 거창한 행복을 믿지 않고 오늘의 작은 행복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행복이란 현재 내가 그다지 가진 게 없는 와중에도, 심지어 잃어가는 과정에서도 오늘 ‘감탄하고 감사하는 마음’일 뿐이었다. 새해 또 한 살 먹었다고 한숨 쉬었는가. 지금도 당신의 행복은 흘러가고 있다. /문학동네 편집팀장 이연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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