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 심판대에 오른 가운데 향후 공직 출마 제한도 받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열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지지 시대위의 의회 난동 사태 전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 후보군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리와 결부해 공직을 맡을 수 있는 자격 자체를 박탈하는 의결을 하는 방법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상원의 탄핵 심리를 앞두고 있다.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시위대 앞 연설에서 의회 난동 사태를 부추겼다며 내란 선동 혐의를 적용해 소추안을 처리했다. 탄핵안이 상원에서 가결되려면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탄핵안 가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를 인정하는 결과인데, 의회는 이 경우 공직을 맡을 자격을 박탈하는 의결까지 추진할 수 있다. 이때 의결 정족수는 과반이다.
지금까지 의회의 탄핵을 통해 공직 자격까지 박탈된 사례는 모두 3명이며, 이들은 모두 연방 판사였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되면 공직 출마를 막는 투표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런데 이를 두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게 로이터의 설명이다. 법률 전문가 사이에서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공직의 대상에 대통령직이 포함되는지를 놓고 찬반 양론이 있다는 것이다.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자격 박탈을 추진할 수 있는지를 놓고도 의견이 갈린다. 대법원은 상원이 탄핵 심리 방식 결정에 있어 폭넓은 자유를 갖고 있음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의견과, 유죄로 인정되지 않은 대통령을 처벌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자격을 박탈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내란, 반란에 관여한 이가 공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한 수정헌법 14조 3항을 적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재출마를 막는 방법도 있다. 이 조항은 과거 남북전쟁 후 노예제에 찬성했던 남부연합의 공직 출마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상원과 하원의 과반 찬성이 필요한데, 1914년 미국의 1차 세계대전 참전을 적극적으로 반대한 선출직 공직자인 빅터 버거가 하원 의원직을 맡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조항을 사용한 적이 있다. 로이터는 의회가 출마 자격을 박탈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법원에 소송을 내는 것은 분명히 가능하다고 전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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