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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대상 '알페스·딥페이크' 논란 …"제2의 n번방 사태"

"공정한 법 집행으로 모든 이에게 경각심을"

"공론화된 적 없어 성범죄라는 인식 희박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남자 아이돌 성 착취물 ‘알페스(RPS, Real Person Slash)’와 관련,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조항을 손질해 ‘알페스 처벌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하 의원은 지난 14일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알페스를 만들어 개인이 즐기는 건 막을 수 없더라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는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무조정실은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을 마련하고 텔레그램을 이용한 n번방 성범죄뿐만 아니라 딥페이크(합성·편집물)를 포함한 당사자 동의 없이 유포한 음란 영상물까지 디지털 성범죄물로 더 넓게 정의했다”면서도 “알페스는 이 대책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또 “알페스는 여태까지 공론화된 적이 없어 다른 음란물 범죄보다 자신들의 음란물 소비 행위가 성범죄라는 인식 자체가 희박하다”며 “영상물보다 소설이나 웹툰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동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에서 규율하는 것 외에는 단속하기 힘들다”고 상황을 짚었다.

하 의원은 “상황이 이러다 보니 알페스 옹호자들은 ‘알페스 때문에 K-Pop이 성장한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도 하고 있다”며 “자신의 성범죄를 합리화하려고 정상적인 K-Pop 팬클럽 문화까지 더럽히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딥페이크는 이미 디지털 성범죄 범정부 합동추진단에서 단속하고 처벌하고 있지만 알페스는 빠져 있다”며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물의 범위를 더욱 확장하여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음란물 제작자와 소비자를 강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청원은 알페스와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물에 대한 처벌 요구가 크다”며 “알페스 중에서도 최소한 현재 유통되는 아동·청소년 아이돌 가수를 소재로 하는 웹툰은 즉시 단속해 처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른바 ‘제2n번방’을 통해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배포한 닉네임 ‘로리대장태범’ 배모(18)군 등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 열리는 지난달 9일 오후 강원 춘천지법 앞에서 디지털성폭력대응 강원미투행동연대 회원들이 재판부에 엄중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 아이돌을 성적 대상화 해 쓴 팬픽인 알페스가 논란이 된 데 이어 여성 연예인 얼굴을 기존 영상에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fake) 물에 대한 수사와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 연예인들을 고통받게 하는 불법 영상 딥페이크를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특정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를 합성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로, 최근 성인용 비디오 등에 특정 연예인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물이 온라인에서 유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청원인은 “구글, 트위터 등에서 딥페이크 영상을 쉽게 검색할 수 있고 수많은 사이트가 생성되고 있다”며 “특히 딥페이크 영상 피해자 대부분이 한국 여성 연예인”이라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피해자 중에는 사회 초년생인 미성년 여자 연예인들도 있다”며 “그들이 공공연하게 성범죄에 막연히 노출되고 있는 현실에 딥페이크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수사를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전날에는 남성 아이돌을 성적 대상화하는 ‘알페스’ 제작자와 독자들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미 수많은 남자 연예인이 이러한 알페스 문화를 통해 성적 대상화되고 있다”며 “피해자 상당수는 아직 미성년자이거나 갓 사회초년생이 된 아이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알페스 이용자들 또한 자신의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들이 계속 아이돌을 소비해주기에 시장이 유지되는 것’이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알페스 이용자들을 수사해 강력히 처벌해달라”며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적나라한 성범죄 소설이 유통되지 않게 하는 규제 방안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하 의원은 다음날 “성범죄에 남녀 구분 없다! 남자 아이돌 성 착취물 ‘알페스’(를) 만들어 돈 받고 불법 유포하는 음란물 유포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알페스는 ‘Real Person Slash’의 약자로 남자 아이돌을 소재로 한 동성애 소설이나 만화”라며 “문제는 이 음란물을 사고파는 시장까지 형성해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심지어 요청자가 돈을 주면 원하는 사람 얼굴로 성 착취물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있다. 제2의 n번방 사태라 할 만하다”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n번방 사건 이후 대한민국 사회의 성범죄 인식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성범죄 가해자가 늘 남성이고, 피해자는 여성이라는 고정관념도 점차 옅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자 아이돌 성 착취물이 놀이문화라 여겨진다면 공정한 법 집행으로 모든 이에게 경각심을 울려야 한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강지수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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