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탄두부가 더 커지고 직경도 굵어져 관련 기술이 진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전날 노동당 8차 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신형 SLBM ‘북극성-5ㅅ(시옷)’은 지난해 10월 공개한 ‘북극성-4ㅅ’에 비해 탄두부의 둥근 형상이 뾰족해지고 길이와 굵기가 늘었다.
‘북극성-4’는 길이 7.2∼8m, 직경 1.6∼1.7m로 추정됐다. 이번에 공개된 ‘북극성-5’는 ‘북극성-4’를 실었던 차량 앞쪽에 병력이 섰던 자리까지 탄두부가 위치해 동체 길이는 같지만 탄두부가 길어졌다는 평가다. 또 탑재 차량과 SLBM을 고정하는 거치대 폭이 약간 커져 동체도 굵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건조 중인 3,000톤급 잠수함에는 ‘북극성-4’ 3발을 탑재할 수 있지만, 이번 신형 SLBM은 길이가 늘어 함교 쪽으로 1~2발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15년 5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북극성-1’을, 2019년 10월에는 ‘북극성-3’을 각각 시험 발사한 바 있다. 2020년 10월에는 ‘북극성-4’를 처음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한 ‘북극성-5’의 탄두부에 주목하고 있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극성-5의 뾰족하게 변화된 탄두부 형상은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언급된 ‘더 위력한 핵탄두’에 해당하는 메가톤(MT)급 전략핵탄두 운반을 위한 것으로 추전된다”며 “지난해 10월 등장한 신형 11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전략핵탄두의 위력 및 운반 능력 증대를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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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은 수중 및 지상 고체 엔진 대륙간탄도로켓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핵 장거리 타격 능력 제고를 언급했다”며 “북극성-5는 북극성-4보다 탄두부가 길어져 더 큰 다탄두를 넣기에 용이한 디자인으로 변경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북극성-5’를 3,000톤급 이상 재래식 잠수함과 건조 계획을 밝힌 핵추진 잠수함에 탑재해 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궁극적으로는 탄두 위력을 더 키우기 위해 다탄두 형상의 탄두부를 더욱 정밀화하고, 길어진 SLBM을 탑재할 잠수함의 배수량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지대지 탄도미사일도 처음 선보였다. 기존 KN-23 차량(4축)보다 커진 5축 차량에 이 탄도미사일이 실렸다. 탄두부 모양이 뾰족한 원뿔 모양으로 바뀌었고 탄두 결합부도 식별됐다. 김정은 총비서가 당대회에서 ‘전술핵 무기’ 개발을 공언한 것을 감안하면 전술핵을 탑재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커 높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열병식과 이번 열병식을 통해 공개한 신무기가 실제 시험 발사하지 않은 것들이 많아 정확한 성능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현재 이들 무기 개발 장소 등의 동향을 추적·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동안 북한 열병식에서 줄곧 등장했던 ICBM은 이번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신인균 경기대 북한학과 겸임교수는 “북한의 ICBM은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데 곧 출범하는 조 바이든 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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