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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최악 불황에도...명품 승부 건 8곳은 매출 '업'

강남급 라인업 구축한 현대 판교점

작년 최단 기간 연매출 1조원 달성

갤러리아 명품관도 매출 8.5% 쑥

롯데百 42년 만에 본점 리뉴얼 등

올해도 백화점 명품전쟁 치열할듯

현대백화점 판교점 내 피아제 매장.




롯데백화점 본점 루이비통 매장.


현대백화점 판교점 전경.


지난해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AK 등 국내 5개 백화점의 전국 67개 매장 가운데 매출이 전년대비 늘어난 곳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비롯해 갤러리아 명품관 등 8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매장의 매출 신장 요인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한 명품 판매 증가가 꼽힌다. 이로써 올해도 백화점 업계의 명품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최단 기간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현대 판교점의 전년대비 매출 신장률은 9.4%로 전체 백화점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갤러리아 명품관이 8.5% 늘어 명품 1번지의 자존심을 살렸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강남점(5.5%)과 본점(0.5%)을 제치고 전체 신세계 11개 곳 가운데 가장 높은 신장률(7.5%)을 기록했다.





현대 판교점이 이처럼 우뚝서게 된 배경에는 ‘서울 강남 백화점’에 버금가는 브랜드 라인업이 있다. 2015년 오픈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명품 브랜드를 강화해 온 판교점은 지난해 발망, 미우미우, 톰브라운, 피아제, 알렉산더 맥퀸 등 온라인에서 만나기 힘든 20여개의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이 같은 전략은 최근 2~3년 새 2030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판교점에서 20~30대 고객의 명품 매출은 전년 보다 24.4%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31개 점포 가운데 유일하게 인천터미널점만 1.8% 신장했다. 롯데백은 송도국제도시를 겨냥해 명품 브랜드들이 과거 전무했던 인천터미널점 1층에 명품 브랜드를 대거 포진시켰다. 지난해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예거르쿨트르, 위블로, IWC, 생로랑, 파라점퍼스, 무스너클 등 15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면서 해외 명품 매출은 지난해에만 40% 신장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백화점 측은 인천터미널점이 송도국제도시에 거주하는 MZ세대를 겨냥해 럭셔리 상품 구성을 강화한 것이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백화점 관계자는 “여유있는 젊은 고객층들이 대거 유입되며 해외 명품이 고속성장했다”며 “백화점들의 명품 매출은 신도시 개발과 배후 단지의 성장 등과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의 부산 센텀시티점은 지역에서는 볼 수 없었던 톰브라운, 브리오니, 닐바렛, 라르디니 등 90여개 브랜드를 갖춘 지역 최대 남성 토탈 전문관이 효자역할을 했다. 강남점보다 40% 가량 큰 국내 최대 규모의 생활전문관 역시 150여개의 초고가 럭셔리 가구와 명품 리빙·주방소품 등의 매출이 껑충 뛰었다.

이로써 백화점들은 해외 여행이 어려울 올해도 명품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명품에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현대백화점은 하반기 판교점에 프랑스 주얼리 ‘부쉐론’과 ‘버버리’ 등 10여개의 글로벌 브랜드를 새로 선보인다. ‘에르메스’는 내년 오픈을 목표로 올 하반기 착공을 준비하고 있으며 없어서 못 판다는 ‘롤렉스’ 입점도 현재 협의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42년 만에 본점을 리뉴얼하며 1~5층을 럭셔리 브랜드로 대폭 강화해 명품 비중을 기존 12%대에서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대구점에 샤넬, 본점에 버버리 남성과 톰포드 남성을 새로 유치한다. 갤러리아는 지난해 VIP 매출이 10% 이상 증가한 것에 힘입어 대전과 서울 한남동의 지역 VIP 커뮤니티의 살롱을 표방하는 ‘메종 갤러리아’를 적극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심희정 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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