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디 뻔한 사각관계 연상연하 멜로일까, 회심의 무언가가 준비된걸까.
18일 첫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가 제목처럼 도발적으로 사각관계를 전면에 등장시키는 전개로 이야기를 출발시켰다.
이날 방송에서는 직장 선배 윤송아(원진아)를 짝사랑하던 후배 채현승(로운)이 양다리를 걸치던 팀장 이재신(이현욱)으로부터 그녀를 지켜내고자 마음먹고, 과감하게 이를 실행하는 내용이 담겼다.
화장품 브랜드 ‘끌라르’ 마케팅팀에서 함께 일하는 윤송아와 채현승은 겉보기에 손발이 척척 맞는 사수와 부사수 관계였으나, 사실 채현승은 윤송아를 짝사랑하는 사이였다.
그러나 윤송아는 팀장 이재신과 사내 비밀 연애를 하고 있었고, 내심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우연히 둘의 사이를 눈치챈 채현승은 상처받았지만, 누나 채지승(왕빛나 분)의 웨딩샵에 이재신과 이효주(이주빈)가 나타나 결혼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이후 채현승은 출근길에서 만난 이재신에게 “많이 바쁘셨나 봐요. 이쪽, 저쪽”이라고 도발하며 긴장감을 형성했다.
한 달 가량 홀로 분을 삭히던 채현승은 이재신이 윤송아에게 핑계를 대고 약속을 파한 뒤 이효주와 함께 다시 웨딩샵을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고 굳은 마음을 먹었다. 더 큰 상처를 막기 위해 이들의 진실을 알려주려는 채현승은 “저녁에 시간 되죠?”라며 그녀를 몰아세웠다.
“너한테 줄 시간은 없는데”라는 윤송아를 막아세운 뒤 입술을 가만히 보던 채현승은 “하나도 안 어울리네”라고 읊조리고는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라는 말과 함께 엄지손가락으로 윤송아의 입술을 문질렀다.
여주인공 윤송아의 남자친구 이재신은 성공에 대한 욕망이 가득한 남자다. 이런 그를 재벌 3세 이효주가 좋아하고, 그는 둘중 누구도 확실하게 선택하지 못한다.
이 시점에서 연하남 채현승은 짝사랑하는 윤송아를 더 큰 상처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사각관계에 뛰어든다. 연하남 특유의 도발적이고 직설적인 고백은 윤송아의 마음을 흔든다.
비교적 최근에 방송된 MBC ‘봄밤’이나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흐름이 유사하다. 연하남이 오랫동안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다 위기를 맞은 결정적 순간 나타나 구해준다는 ‘여성 판타지’에 대한 자극으로 흐름을 이끌어간다. 주 시청층을 한정시키지만, 잘 구성하면 위 작품들과 같이 열혈 팬들을 만들어내며 큰 화제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첫 방송에서 네 주인공의 관계는 다소 불편하고 딱딱해 보였다. 2년간이나 몰래 사내연애를 했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윤송아와 이재신 커플은 사무적이었고, 결혼을 준비하는 이재신과 이효주의 관계도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선배를 짝사랑한다고 해도 채현승이 회사 안에서 윤송아와 이재신을 대하는 태도는 보편적이지 않았다.
이같은 분위기는 의도적일 가능성이 높다. 비밀 연애중인 윤송아와 놓칠 수 없는 이효주 사이에서 누구에게도 마음을 기울일 수 없는 이재신의 상황, 짝사랑하는 선배가 상처입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끙끙 앓다가 결국 폭발해버린 채현승의 마음. 이들의 경직된 표정이 풀리면서 극도 서서히 감정이 섞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흐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첫화부터 직진 로맨스로 눈길을 끈 JTBC 월화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는 19일 밤 9시에 2회가 방송된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