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만난 전통 음악이 관객을 찾아온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주관의 우수 창작 레퍼토리 발굴 지원사업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전통장르 부문 선정작 세 편이 1~2월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눈길을 끄는 것은 창작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의 판소리 버전이다. 국내 창작 동화로는 첫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황선미 작가의 동명 작품이 소리꾼이자 판소리 작가·연출가인 지기학의 손을 거쳐 재탄생했다. 계장 암탉 잎싹이 세상 밖으로 나와 겪게 되는 에피소드와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판소리 정서를 기반으로 한 동시대의 언어로 그려낸다. 지 연출은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가 내재된 이야기의 힘을 보고 작품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2월 3~7일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 2월 15일 네이버TV를 통한 온라인 공연도 진행한다.
이에 앞서 밴드 신노이가 선사하는 ‘신(新) 심방곡’이 무대에 오른다. 신노이는 국내 재즈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갖는 베이시스트 이원술, 경기 민요와 정가를 두루 섭렵한 김보라, 일렉트로닉 앰비언트 사운드 아티스트 하임이 함께 하는 트리오 밴드다. '신노이'와 마찬가지로 심방곡 역시 시나위의 다른 명칭이다. 신노이는 전통음악 여러 장르에 분포된 심방곡을 독창적인 무대로 재탄생시킨다. 현대적 색채를 가미하기 위해 유태성(기타), 한웅원(키보드), 황진아(거문고)가 함께한다. 1월 29~30일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울릴 굉(轟)’은 ‘편경’이라는 악기에 주목한다. 전통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지만, 뒤에 숨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악기다. 전통 음악과 악기를 활용한 실험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음악 감독 임용주는 이 공연에서 편경의 청아한 울림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운드 프로세싱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완벽한 조화를 꾀한다. 임 감독은 "전통 음악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은 그 동시대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현대적인 시도와 기법으로 작업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2월 26~28일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 3월 8일 네이버TV를 통한 온라인 관람도 가능하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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