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 넘게 외교부를 이끌어온 강경화 장관이 물러난 자리에 정의용(75·사진)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발탁됐다. 강 장관은 그간 여러 차례 개각이 있을 때마다 자리를 지키며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까지 함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재임한데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행정부가 새롭게 출범하는 만큼 ‘미국통’인 정 보좌관 중심의 외교 라인을 가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0일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앉히는 등 3개 부처 장관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나머지 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다. 정 후보자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외무고시 5회로 관직에 입문했다. 주미국 공사, 주이스라엘 대사,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등을 역임했다. 열린우리당 소속 1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약 3년 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내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했다. 그의 재임 기간 남북 정상회담 3차례, 북미 정상회담 2차례, 남북미 판문점 정상회동 1번 등 등이 성사됐다. 대북특사로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만나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안보실장 재임 당시 청와대 안팎을 통틀어 미국통으로 불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눈다”고 밝힐 정도로 대미 소통 라인이 탄탄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정 수석은 “정 후보자는 평생을 외교·안보 분야에 헌신한 최고의 전문가”라며 “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간 재임하면서 한미 간 모든 현안을 협의·조율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협상, 한반도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도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외교 전문성 및 식견, 정책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바탕으로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맞아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일본·러시아·EU 등 주요국과의 관계도 원만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두는 한반도평화 프로세스와 신남방·신북방정책도 확고히 정착·발전시키는 등 우리의 외교 지평과 위상을 한 단계 올려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의 교체 배경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강경화 장관이 최초 여성 외교부 장관으로 3년 이상 재임했다. 장기 부임했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주요국 행정부 변화가 있다”며 “여기에 맞춰 외교 라인에 새로운 활력 불어넣고 외교 전열을 재정비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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