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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유출 변시' 재시험 촉구…응시자들 "무효소송 내겠다"

법전 줄긋기·시험 종료벨 등 논란에

응시 횟수 차감 제외 등 대책 요구

유출 논란에 법무부 "전원 만점 처리"

제10회 변호사 시험 응시생들이 시험 첫날인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관에 설치된 시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성형주기자




문제 사전 유출 의혹 등이 불거진 제10회 변호사 시험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응시자들은 주최 측인 법무부에 전면 재시험을 요구하며 법원에 소송을 낸다는 입장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5~9일 시행된 변시는 시작 전부터 종료 후까지 ‘법전 줄 긋기’, 공법 기록형 문제 유출, 시험 종료 벨 등에 관한 논란에 휩싸였다. 법전 줄 긋기 논란은 법무부의 오락가락한 공고가 문제가 됐다. 당초 법무부는 공고를 통해 법전에 밑줄을 긋는 것을 금지했다. 그런데 시험 중 ‘일부 수험장에서 밑줄 긋기를 허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후 법무부는 시험 사흘째인 7일 밑줄 긋기를 허용하는 취지로 공고를 변경했다.

공법 기록형 문제 유출 의혹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이 참여한 익명 채팅방에서 불거졌다. 해당 채팅방에서는 시험 첫날인 5일 출제된 공법 기록형 문제가 연세대 로스쿨에서 출제됐던 모의고사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언급됐다. 이에 법무부는 진상 조사를 통해 연세대 로스쿨 A 교수가 자신이 출제한 변시 문제은행을 변형해 강의에서 활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A 교수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화여대 시험장에서는 5일 공법 과목 객관식 시험 종료 약 2분 전 한 응시생의 휴대폰 알람을 법무부 시험감독관이 시험 종료 벨로 착각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감독관은 알람이 울리자 시험 종료를 알리고 OMR 카드를 모두 걷어갔다. 이에 응시생들이 항의하는 등 소란이 벌어졌고 일부 응시생은 그 틈을 타 책을 꺼내 읽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10회 변호사 시험 응시생들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법무부 장관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법무부가 변호사 시험 때 법전에 밑줄을 칠 수 있도록 한 것은 부정행위를 허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변시를 둘러싼 논란들에 대해 ‘제10회 변호사 시험 진상규명 및 대책을 위한 응시자 모임’은 전날 성명서를 내고 “제10회 변시는 국가 주관 시험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총체적 난국이었다”며 “중대한 사고가 연속해 발생했음에도 법무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응시자 모임은 법무부에 △문제 유출 의혹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 △전면 재시험 방안 마련 △변시 주관 부서 이관 △문제 유출 관련 책임자 등 문책 △원서 접수자 전원의 응시 횟수가 차감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응시자 모임은 조만간 법원에 시험 무효 확인소송, 행정심판,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낼 방침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법무부는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진 지 열흘이 넘은 이날 ‘전원 만점 처리’ 결정을 발표했다. 법무부는 “변시 관리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공법 기록형 문제 중 ‘행정법 기록형 문제’(2번)에 대해 심의한 후 응시자 전원 만점 처리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시험 종료벨 혼동 사태에 대해서는 “향후 미비점을 보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고 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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