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며 “동맹을 복원하고 다시 세계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은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통합이 필요하다”며 “미국인들이 극단주의와 무법·폭력·질병·실직·절망을 통합으로 이겨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 선서를 하고 4년간 미국을 이끌어갈 최고통수권자임을 선포했다. 새로 출범하는 바이든 정부의 핵심 참모들은 보조금·환율 같은 경제적 사안부터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과 인권 문제까지 거론해 미중 간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의 주요 참모들이 대북·대중 정책에서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상의와 협력으로 해법을 찾겠다고 강조한 만큼 우리 정부의 역할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막중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전날 열린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재닛 옐런 재무 장관 지명자는 “중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국”이라며 “덤핑을 하면서 무역 장벽을 세우고 불법 보조금을 주는 그들의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관행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서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제적인 기술이전 요구와 중국 내 노동·환경 기준을 동맹들과 함께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 중 보조금 문제는 향후 진행될 2단계 무역 협상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다. 옐런 지명자는 또 “미국은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약달러를 추구하지 않겠다”며 “다른 나라도 환율을 조작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중국과 한국·대만 등 주요 수출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토니 블링컨 국무 장관 지명자도 대중 압박 전선에 동참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트럼프의) 기본 원칙은 맞다”며 트럼프 정부가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이 집단 학살이라고 규정한 데 동의했다. 이어 “대만이 중국에 맞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미국이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 장관 지명자 역시 중국을 ‘중대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적국’이라는 말도 나왔다.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인 애브릴 헤인스는 이날 상원 정보위 인준 청문회에서 정보 활동과 무역 분야에서 중국은 확실히 미국의 적국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행정부 장관 지명자들이 청문회에서 중국에 강경한 접근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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