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세계의 수도’라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카지노를 지으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 시간) 수십 년 동안 뉴욕을 노려온 카지노 업체들과 부동산 개발 업자들이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뉴욕주 세수 부족과 상업용 부동산 침체를 기회로 삼아 맨해튼 한복판에 카지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부동산 업체 보나도 리얼티 트러스트는 맨해튼 헤럴드스퀘어 인근 보유 자산에 카지노 설립을 구상 중이고 애틀랜틱시티에 카지노 호텔을 보유한 모리스 베일리도 역시 헤럴드스퀘어 인근 옛 맥알핀호텔 부지에 카지노 설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L&L홀딩스는 타임스스퀘어 인근에 25억 달러를 투자해 건설 중인 46층 빌딩에 카지노를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빌딩에는 객실 669개 규모의 호텔도 들어선다. 이 회사는 “타임스스퀘어는 고급 카지노가 들어서기에 적합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뉴욕 주의회와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시 내 카지노 설립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와 일자리 타격이 혹독하다는 점에서 다른 결론이 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주 올해 재정 부족분은 150억 달러인데 대형 카지노를 허가하면 이를 상당 부분 채울 수 있는 세수가 확보된다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수 기업이 재택근무로 전환함에 따라 맨해튼 상업용 부동산이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임차된 맨해튼의 오피스 면적은 총 2,050만 제곱피트(약 190만 4,512㎡)로 전년보다 무려 64%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주는 오는 2023년부터 신규 카지노 면허 3개를 발급할 수 있는데 이를 앞당기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신규 카지노 면허를 내주면 뉴욕주에 개당 5억 달러의 수입을 안겨줄 것으로 주의회는 예상한다.
게리 프레틀로 뉴욕주 하원의원은 NYT에 “우리가 150억 달러의 부족분을 고려한다면 이는 정말로 큰 돈”이라고 말했다.
맨해튼 내 신규 카지노 허가가 어렵다면 맨해튼 인근의 약식 카지노 2곳을 정식 카지노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주 의회 내 카지노 찬성파는 슬롯머신과 비디오 도박, 경마만 할 수 있는 일명 ‘레이시노’ 2곳을 테이블 도박과 포커 룸을 갖춘 정식 카지노로 승격하는 아이디어도 내놓고 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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