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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이익공유제 전방위 압박] '상생 강요 3법'으로 법제화 수순...재계 "세계 유례없는 일"

與, 소비자신용법·금리인하 요구권 제도화 방침도 예고

"이익 분배할 거면 리스크까지 공유해야" 재계 거센 반발

IT업계 "투자 위축...해외 기업에 시장 주도권을 내줄 것"

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플랫폼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화상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욱기자




‘코로나 이익공유제’에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강조했던 집권 여당이 22일 기업들을 잇따라 불러 모은 것은 그만큼 민간의 참여가 성패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중장기적인 추진력을 받기 위해서라도 초기 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특히 민주당은 협력이익공유법과 사회연대기금법·자영업손실보상법을 상생 연대 3법으로 분류하고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법제화를 시도한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서는 상생 연대 3법이 아니라 상생 강요 3법이라고 반발하고 나서 법제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부담이 커질수록 참여보다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상생 연대 3법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면서 “대기업과 협력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이익을 배분하는 경우는 존재하지만 법제화한 나라는 전무하다. 이익뿐만 아니라 리스크 역시 공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계의 반발이 이처럼 거센 가운데 민주당 소속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은 이날 5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NH농협) 회장을 불러놓고 “지금은 과거와 같은 관치의 시대가 아닌 협치의 시대인 만큼 금융권이 모범적인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코로나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도에 크게 기여했다는 사회적 찬사를 들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압박했다. 민관 협력을 강조했지만 결국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원리금 상환 유예 연장을 비롯해 금리 인하와 이익공유제 등에 참여해달라는 뜻으로 읽힌다.

여당은 또 이날 소확행위원회의 ‘대출 제도 개선 패키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금융위원회와 ‘금융 비용 절감 상생 협약식’도 가졌다. 신동근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장기화됨에 따라 의도치 않게 빚을 갚을 수 없게 된 취약 개인 채무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신용법을 하루빨리 제도화하도록 소확행위원회가 입법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입법으로 준비 중인 소비자신용법을 상반기 내에 처리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 법은 채무자가 빚을 감면해달라고 할 경우 금융사가 빚 독촉을 중단하도록 제도화하는 법으로, 은행 부실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앞서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가장 큰 이익을 보고 있는 업종은 금융업”이라며 “은행이 이자는 꼬박꼬박 받아가니 이런 측면에서 은행권의 이자나 이런 것도 멈추거나 제한을 해야 된다”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은 금융권이 금리 인하 요구권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판단하고 관련 TF를 결성해 제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장 이자 유예에 금리 인하까지 압박할 경우 한계에 도달한 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은행의 기능이 무력화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관석 정무위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금융권CEO, K뉴딜 지원방안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권욱기자


민주당 지도부는 금융권을 압박한 데 이어 정보기술(IT) 업계를 호출해 전방위적인 세몰이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상생 연대’를 거듭 촉구했다. 플랫폼 기업이 이른바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만큼 이익공유제 우선 적용 대상이라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지만 IT 업계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프레임’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용량이 많아져 매출이 증가한다고 해서 회사의 이익이 그만큼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도 “스타트업이 실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익을 내는 곳은 거의 없다”고 업계 상황을 설명했다. 오히려 이익공유제로 국내 IT 기업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튜브·넷플릭스 등 코로나19로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인 해외 기업들이 이익공유제에 동참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이익공유제는 투자를 위축시켜 결국 해외 기업에 시장 주도권을 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단체의 한 임원은 “법으로 정해놓고 자발적이라고 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며 “이익뿐만 아니라 손실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역시 이익 공유보다 고통 분담 등의 발상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정상적인 정부라면 민간이 일궈낸 이익을 나누자며 생색낼 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국민의 손실을 나누자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맞다”며 “‘이익 공유’보다 ‘손실 공유’”라고 비판했다.
/송종호·이태규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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