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교육부에 신학기부터 등교 수업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가 교육 격차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동시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발표한 논문을 통해 학교 내 감염이 많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알려지며 정부가 등교수업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모양새다.
정 총리는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원격 수업 장기화’ 문제를 거론하며 “교육부는 방역당국과 협의해 신학기 수업 방식과 학교 방역 전략을 미리 준비하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번 봄엔 등교수업을 정상 진행할 수 있을지 학생, 학부모의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고 있다”며 “지난 1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관련 연구 결과와 각계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정 청장은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연구팀과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을 통해 학교 내 코로나19 전파 비율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5월1일부터 7월12일까지 코로나19에 확진된 아동·청소년(3~18살) 126명 중 학교 감염 사례는 3명(2.3%)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응으로 학교를 폐쇄하는 것의 이익은 제한적이고,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큰 피해를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이같은 정 청장의 연구 결과가 정책 결정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논문은 방역정책 결정구조 자체의 결함을 나타내고 있어 차원이 다른 심각성을 갖는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연구결과를 대한소아감염학회 학술지에 투고한 때는 지난해 10월28일이다. 윤 의원은 “논문이 10월말에 접수됐다는 것은 그 훨씬 전에 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의견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무시됐고 이제껏 알려지지 않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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