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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막대한 혈세 드는 손실보상, 속도전 아니라 공론화를
정세균 총리가 2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만나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를 위한 ‘손실보상 법제화’에 대해 “국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관계 부처 간에 충분히 협의해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쪽으로 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손실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주문하자마자 당정이 속도전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2월 중 법안 처리”를 공언할 정도로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제 홍 부총리는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는 말을 더 이상 꺼낼 수조차 없게 돼버렸다.

손실보상제는 민병덕 민주당 의원의 발의안에서 보듯 영업 제한 기간을 넉 달로 한정하더라도 보상액이 98조 8,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막대한 혈세가 필요한 제도다. 법제화에 신중을 기울여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여당이 4월 서울·부산시장 보선 전에 지급을 서두르는 것은 표심을 잡기 위한 선거용임을 공공연히 드러낸 셈이다. 야당도 포퓰리즘 경쟁에 나서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4월 코로나 사태에 따라 대통령이 재정에 대한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100조 원 정도의 예산을 확보해서 운용할 것을 제의한 바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 답변을 촉구했다.

선거를 앞두고 손실보상제를 밀어붙이면 ‘매표 행위’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세금을 내는 국민들의 뜻을 묻는 공론화를 거친 뒤에 결정돼야 한다. 지원 대상과 규모, 재원 대책에 대해 국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실행해야 뒤탈을 막을 수 있다. 그러잖아도 공공 부문 부채(D3)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이 59%(2019년 기준)에 달하는 등 재정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손실보상 방안을 법으로 규정하면 재정 운용이 경직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엄청난 국민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 법제화를 특정 정파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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