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시판 중인 미국 기업 모더나가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등에도 강력한 예방 효능을 갖는 새 백신(mRNA 1273.351)을 곧 개발, 내년 봄 출시를 목표로 올 봄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기업 바이오엔테크도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등을 겨냥한 개량 백신 개발에 나섰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시판 중인 백신(mRNA 1273)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접종자를 보호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중화항체를 생성했지만 그 양이 기존 및 영국 변이 바이러스의 6분의1 수준에 그쳐 특히 노인에게서 면역 보호기간이 짧을 수 있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달라붙어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
방셀 CEO는 “식품의약국(FDA)이 확인해줄 문제지만 효능 연구가 필요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며 “새 백신이 시판 중인 백신과 동일한 화학물질·제조공정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은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계절성 독감 바이러스처럼 인간과 영원히 함께할 것 같다”며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효능을 강화한 새 백신을 독감 백신처럼 주기적으로 맞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새 백신의 명칭 mRNA 1273.351은 시판 중인 백신 mRNA 1273(B.1.273 계통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겨냥한 백신)에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의 계통 명칭 B.1.351 중 끝자리인 351을 붙인 것이다.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기업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르 사힌 CEO도 이날 "6주 안으로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개량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 세계 규제당국과 이 개량 백신이 사용승인을 얻으려면 어떤 수준의 임상시험과 안전성 검증이 필요한지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일단 접종하고 6∼9개월 뒤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큰 추가 접종을 받을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남아공·브라질 변이 바이러스는 사람 세포의 앤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수용체에 달라붙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1,273개 아미노산 가운데 484번째, 501번째, 614번째가 변이(E484K, N501Y, D614G)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런 변이는 바이러스가 ACE2 수용체에 더 단단히 달라붙을 수 있게 해 감염률과 감염속도를 높였다. 특히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는 없는 E484K 변이는 항체의 중화 효능을 떨어뜨려 우려를 키우고 있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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