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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승부는 커브에서 난다

서종갑 산업부 기자




승부는 커브에서 난다. 일정한 코스를 가장 빨리 주파해야 하는 스포츠 대부분이 그렇다. 자동차 경기, 달리기, 경마 등 속도에 따라 등수가 매겨지는 스포츠는 커브라는 변곡점에서 승부가 갈리게 마련이다. 커브에서 튕겨 나갈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아웃코스에서 과감히 속도를 높이든지 위험을 무릅쓰고 인코스를 파고들지에 따라 역전 여부가 결정된다. 직선 구간에서는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앞선 주자를 따라가기도 벅차다.

자동차 업계는 이제 막 커브에 들어섰다. 내연기관에서 매겨졌던 순위는 더 이상 무의미해졌다. 누가 더 대담하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커브를 도느냐에 따라 미래 친환경차 시장 순위가 새로 짜이는 순간이 온 것이다. 연초부터 아무 이유 없이 애플과 바이두 등 ‘빅 테크’의 친환경차 시장 진출 소식이 쏟아진 게 아니다. 기존 자동차 업계는 물론 정보기술(IT) 업계까지 바로 지금이 친환경차라는 트랙으로 진입하기 위한 커브 초입이라고 보고 베팅에 나선 것이다.



친환경차 시장 선점을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결국 기술과 자본력이 친환경차 전쟁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차원의 지원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이 ‘삼박자’를 모두 갖춘 기업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중국에 포진해 있다.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와 샤오펑, 리오토가 그 주인공들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각각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퇀 디엔핑 및 디디추싱 등 내로라하는 중국 ‘빅 테크’의 지원을 받고 매해 100% 넘는 초고속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면 중국에서 테슬라와 맞먹는 글로벌 기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눈을 돌려 우리나라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내수시장은 턱없이 비좁다. 마땅한 조력자도 없다. 모든 걸 자력으로 해나가야 한다. 비빌 언덕이라고는 정부 여당이 전부인데 이들은 연일 기업 옥죄기에 여념이 없다. 상법·중대재해법·공정거래법 등 하나같이 득보다 실이 많다고 염려되는 규제를 밀어붙였다. 이러다 우리나라 업체가 세계 친환경차 경쟁에서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낙오할까 두렵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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