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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마을 잠입해 '백신 새치기'했다 들통난 캐나다 CEO

전세기 타고 시골로 이동해 지역 주민 행세

베이커, 논란 일자 카지노 CEO에서 물러나

로드니 베이커 부부/ 페이스북 캡처




캐나다 카지노업체의 최고경영자(CEO)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우선 접종 지역인 노인 마을에 잠입해 백신을 접종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29일 CNN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카지노 회사 '그레이트 캐네디언 게이밍 코퍼레이션'의 CEO인 로드니 베이커(55)와 영화배우인 그의 아내 예카테리나(32)는 지난 21일 전세기를 타고 밴쿠버에서 북서부 유콘 준주(準州)의 원주민 마을 비버 크릭으로 이동했다. 인구가 120여명에 불과한 이 마을은 노인이 많아 '백신 우선 접종 지역'으로 분류된 지역이다. 베이커 부부는 마을에 도착한 후 "모텔에 취업했다"며 보건 당국을 속이고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이들은 유콘 지역 방문객에게 의무화된 '2주 격리 원칙'도 지키지 않았다. 이들 부부는 접종 직후 마을을 떠나며 지역 주민에게 공항까지 태워다 줄 것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낯선 사람이 주민 행세를 하며 백신을 맞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주민들은 관계 당국에 이들 부부를 신고했다. 당국은 베이커 부부가 일한다고 주장한 모텔을 찾아 이들 부부가 마을 주민이 아닌 것을 확인했다. 캐나다 연방 정부 관계자는 "이들은 어떤 이유에서 시스템을 악용하려 했다"며 "이것은 잘못되고 역겨운 행동"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존 스트리커 유콘 준주 복지부 장관 역시 "지역 주민에게 모욕감을 준 이들 부부로 인해 분노한다"고 밝혔다.

관련법에 따르면 격리 기간을 지키지 않은 베이커는 500달러 이하의 벌금, 6개월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베이커는 2019년 카지노 회사 CEO로 재직하며 520만달러(약 58억원)를 번 재력가였지만, 백신 새치기로 논란이 불거진 후 지난 주말 CEO직에서 물러났다. 예카테리나는 영화 '팻맨'과 '칙파이트' 등에 출연한 배우다.

/이혜인 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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