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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실전 훈련 없이 싸워 이기는 군대' 가능한가


문재인 정부 들어 한미연합훈련이 점차 축소·폐지되더니 “컴퓨터 게임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최근 3월 연합훈련과 관련해 북한을 의식한 듯 “실병 기동훈련이 아니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는 방어적이고 연례적인 연습”이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여러 자리에서 “연합훈련이 컴퓨터 게임이 돼가는 것은 곤란하다”며 야외 기동훈련이 없으면 방위 능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근거 없는 낙관론에 젖어 한미연합훈련 폐지를 요구하는 북한의 눈치를 봐왔다. 2년 전부터 키리졸브연습과 을지프리덤가디언·독수리훈련 등 이른바 3대 연합훈련이 폐지됐고 연대급 이상의 야외 기동훈련도 중단됐다. 그럼에도 우리 군 당국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 조정된 훈련을 통해 연합 방위 태세에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 장관은 한술 더 떠 3월 연합훈련 실시와 관련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에 이어 국방부 장관까지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안보와 직결된 훈련 실시 문제를 적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매우 잘못된 인식이다.

북한은 2018년 남북미 간 해빙 무드 이후에도 미사일 발사 도발을 지속하면서 핵 무력을 고도화해왔다. 최근에는 핵추진잠수함과 전술핵 개발 방안까지 천명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남북 관계 개선에만 매달리며 대화와 평화 타령을 하고 있다. 반면 북핵 폐기를 위한 대북 제재에는 늘 소극적이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해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큰 희생을 치른 스미스 부대를 거론하며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실탄을 쏘는 실전 훈련을 내팽개치다가 혹여 북한이 도발이라도 해오면 어떻게 방어하고 응징할 것인가. 이제라도 ‘실전 훈련 없이 싸워 이기는 군대는 없다’는 교훈을 되새겨 연합훈련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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