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문화레저부 기자들이 한 주 간 문화계 이슈를 쏙쏙 뽑아 정리해드립니다.
‘빅히트-네이버’, ‘빅히트-YG’… 잇따르는 엔터업계 파트너십
네이버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각각 보유한 K팝 팬덤 플랫폼 ‘V라이브’와 ‘위버스’를 하나로 합치며 손을 맞잡기로 했다. 네이버는 지난 27일 위버스를 운영하는 빅히트의 자회사 비엔엑스의 지분 49%를 4,119억원에 인수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대신 비엔엑스는 이 자금 중 일부를 활용해 네이버의 V라이브 사업부를 1,999억원에 양수하고 회사 이름을 위버스컴퍼니로 바꾸기로 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와 빅히트가 지분 맞교환 등의 형식으로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으나 양측은 지분과 사업영역을 맞바꿨다. 두 회사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오랜 기간 동안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빅히트가 최대 주주로 사업을 주도하고 네이버는 서비스와 사업을 단단하게 받쳐줄 기술 역량에 주력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V라이브는 웬만한 K팝 아티스트들이 다 쓰는 플랫폼이다. 2015년 시작한 이래 월간 실질 이용자(MAU)가 약 3,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각종 온라인 공연, 실시간 라이브 방송 등을 소화한다. SM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콘서트 브랜드 ‘비욘드 라이브’도 V라이브를 통해 중계가 이뤄진다. 빅히트는 V라이브에 비하면 이용자가 많지 않지만 방탄소년단(BTS)를 비롯해 입점한 아티스트들의 파워가 세다. 빅히트와 플레디스·쏘스뮤직 등 레이블 아티스트들이 지난해 가온차트 기준 ‘톱 100’ 앨범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총 37%에 달했다.
빅히트는 같은 날 경쟁 기획사인 YG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빅히트와 비엔엑스는 YG의 음원·음반, MD를 유통하는 자회사 YG PLUS에 총 700억원을 투자해 각각 지분 7.68%, 10.24%를 보유하게 됐다. YG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MD를 위버스에 운영 중인 온라인 숍에 공급·위탁하며, 블랙핑크·위너·트레저 등이 연내 위버스에 입점할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는 현재 드림어스컴퍼니가 맡고 있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원·음반 유통과 MD 사업을 YG PLUS에 맡기기로 했다.
BTS·백예린·이날치·선우정아·정밀아, 나란히 한국대중음악상 최다 부문 후보에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난해 ‘범 내려온다’ 신드롬을 일으킨 퓨전 국악그룹 이날치, 별다른 방송 출연 없이도 ‘스퀘어(2017)’로 음원차트 1위에 오른 백예린, 개성 강한 목소리의 R&B 뮤지션 선우정아, 인디 포크 뮤지션 정밀아. 이들 모두 다음 달 28일 열리는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나란히 가장 많은 5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대중적 인기나 상업적 성과가 아니라 음악적 성과만 평가해 주는 상이라 대중음악 마니아들의 관심이 높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는 지난 26일 온라인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제18회 행사의 후보를 공개했다. BTS는 종합 분야에서 신인상을 제외한 ‘올해의 음반’, ‘올해의 음악인’, ‘올해의 노래’ 모두 후보에 올랐다. 이들 세 부문에는 BTS 외에도 백예린, 이날치, 선우정아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올해의 음반’에서는 BTS의 'MAP OF THE SOUL : 7', 백예린 'Every letter I sent you.', 선우정아 '세레나데', 이날치 '수궁가', 정밀아 '청파소나타'에 조동익의 '푸른 베개'가 후보에 올랐다. 올해의 노래에는 BTS의 ‘다이너마이트’와 백예린 '스퀘어', 선우정아 '도망가자', 이날치 '범 내려온다', 지코 '아무노래'가 노미네이트됐다. BTS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4년 연속으로 올해의 노래와 음악인 후보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다. 선정위원인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올해 종합 분야 후보들이 많이 겹쳤다”며 “2020년의 대중음악계 얘기를 할 때 음악적 평가 외에도 공연 파급력 등 부수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면 꼭 언급되어야 할 팀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정위원회는 특별 분야인 공로상 수상자로 밴드 들국화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위원장인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는 들국화가 아직 공로상을 안 받았나 의구심이 드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고 운을 떼며 “너무나 당연하면서도 늦은 결정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80년대 중반 이후 한국 록 음악의 역사를 새로 쓴 뿌리 같은 밴드로, 국내 대중음악사의 명반을 뽑을 때 최상위권에 지목되고는 하며 후배들에게 결정적 영향과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팬데믹에도 통한 디즈니픽사의 마법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소울’이 개봉 첫주 40만 명을 동원했다. 감염병 방역, 상영 축소, 신작 부족 등 겹악재 속에서도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매력이 관객들에게 통했다.
소울은 지난 20일 개봉 이후 계속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첫 주말 이틀 동안 30만3,344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지난 29일에는 누적 관객 수는 60만 명도 넘어섰다. 소울은 ‘인사이드 아웃’에서 인간 감정이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코코’에서 사후 세상을 기발한 상상력과 비주얼로 그려냈던 피트 닥터 감독의 신작이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와 전생에서 살기를 고집하며 지구에서 태어나길 거부하는 영혼 ‘22’의 특별한 모험을 통해 지구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관객들에게 알려준다. 주인공이 뮤지션인 만큼 영화 음악이 주는 힐링 효과도 뛰어나다. 그래미 상에 노미네이트 됐던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와 영화 ‘소셜 네트워크’로 제83회 미국 아카데미와 제68회 골든 글로브에서 음악상을 수상한 트렌트 레즈너, 애티커스 로스가 작품의 주요 음악을 담당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