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지난 3년여간 기획부동산이 판매한 임야 지분을 전수 분석한 결과 법인 553개가 특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대 백여개의 법인이 함께 땅을 팔아오는 등 거대한 기획부동산 집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러한 현황을 확인하고 여러 조치를 취한 뒤 기획부동산을 향해 경고했다.
31일 경기도가 부동산 실거래가 정보 플랫폼 밸류맵에 의뢰해서 받은 ‘기획부동산 추적’ 결과를 보면 기획부동산 법인 553개(법인명 기준, 법인번호 같으나 법인명이 다르면 중복집계)가 특정됐다. 이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10월까지 2조4,464억원어치 판매된 경기도의 임야 지분 거래를 분석한 결과다.
이중 매출이 100억원을 넘는 법인은 61개에 달했다. 매출 1위는 코리아경매(이전 법인명인 신한법원경매분 포함)였다. 코리아경매는 해당 기간 동안 300여개 땅의 지분 1,085억원어치를 팔았다. 판매 건수는 4,888건으로 건당 판매액은 2,221만원가량이었다. 그 다음으로 제이경매(659억원, 더한국경매분 포함), 우리토지정보(578억원, 토지정보분 포함), 우리랜드옥션(513억원), 케이비경매법인(502억원, 우리경매법인분 포함), 공경매 뱅크(433억원) 순이었다.
대다수의 법인은 다른 법인들과 함께 땅을 팔아온 것이 확인됐다. 5개 이상의 법인과 같은 땅을 판 법인은 201개로 전체의 36%였는데, 이들의 판매액은 1조4,195억원으로 전체의 58%였다. 이는 집단을 이룬 법인들이 같은 땅을 팔아가며 판매를 주도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많은 법인과 관계를 맺은 법인은 하나경매였다. 하나경매가 지금까지 팔아온 땅은 다른 111개 법인도 같이 팔았다. 그 다음으로는 코리아경매(108개), 제이에스경매(107개), 이케이경매(102개), 다래경매(101개), 청구에셋(101개)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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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맵이 파이썬(Python)을 이용해 연관 법인수 상위 100개 법인의 관계망을 분석한 결과 우리경매와 코리아경매가 큰 그룹 2개를 이뤘다. 그리고 바르다건설은 중간그룹을, 법원경매가 소그룹을 형성했다.
이는 서울경제가 지난 2019년4월 기획부동산이 판매한 토지 중 공유인수 상위 50개에 있는 법인들을 추적했던 결과가 전체 실거래 자료 분석을 통해 뒷받침된 것이다. 당시 본지 분석에서는 ▲케이비 ▲우리·청구 ▲신한·하나·코리아 등 세 개 그룹이 한 덩어리를 형성하고 있었으며 나라라는 사명을 쓰는 법인들이 별도의 그룹을 이루고 있었다. 필지별로는 앞의 세 그룹이 50개 중 36개 토지 판매에 관여했으며 나라는 8개 토지를 팔았다. [참조기사 ▶[단독] 두 '큰손' 기획부동산, 年1조어치 땅 판매 '쥐락펴락'…갖고보니 '기획된 땅']
이재명 지사는 지난해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경찰과의 수사 공조 협약으로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 지사는 지난 4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사실을 알리며 “토지 지분 매입해서 돈 벌게 해 주겠다는 건 사기”라며 “경기도에선 기획부동산 발붙일 수 없게 할 것"이라고 썼다. 이어 “기획부동산업자 여러분, 지분 쪼개기나 지분 매각을 시도하는 순간 곧바로 포착되고 허가구역으로 지정되어 토지 구입 투자금 다 잃는 수가 있으니 이제 경기도에선 쪼개 팔기 불로소득 포기하시기 바란다”고 썼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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