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스톱 공매도 전쟁에서 개미 투자자들에게 항복하고 손을 뗀 헤지펀드 멜빈 캐피털의 자산이 반 토막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초 125억 달러(약 14조 원)였던 멜빈 캐피털의 운용 자산은 현재 80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이중 27억5,000만 달러는 추후 시타델 캐피털 등에서 수혈받았다.
헤지펀드의 다양한 투자 전략 중에서도 공매도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멜빈 캐피털은 게임스톱 공매도에도 적지 않은 베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매도에 반발한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를 1,700% 가까이 띄우는 바람에 멜빈 캐피털의 손실이 불어났고, 결국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했다.
멜빈 캐피털은 게임스톱 외에도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와 내셔널 베버리지 등 주식 공매도에 나섰지만 1월 한 달간 주가가 2배 가까이 뛰어오르면서 손실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멜빈 캐피털은 최근 월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헤지펀드 중 하나였다. 창업 직후인 2015년 멜빈 캐피털의 수익률은 47%로 10억 달러 이상 자산을 운용하는 헤지펀드 중 2위에 올랐다. 그러나 멜빈 캐피털은 게임스톱 공매도 실패로 창립 후 최대 위기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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