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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범바너3' 조효진·고민석 PD "예능이지만 사회적 화두 던져보고 싶었다"

'범인은 바로 너' 시즌3를 연출한 조효진 PD(좌), 고민석 PD / 사진=넷플릭스 제공




예능 프로그램 성공의 법칙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출연진, 제작진, 포맷, 타깃 시청자 등 다방면에서 합이 맞아야 한다. 국내 최초 넷플릭스 예능으로 시작한 ‘범인은 바로 너’(이하 ‘범바너’)는 유종의 미를 거두며 성공 선례를 만들어냈다.

2018년 첫 시즌을 선보인 ‘범바너’는 프로젝트D라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에피소드가 전개되는 스토리형 예능이다. 유재석, 박민영, 김종민, 세훈, 김세정, 이승기, 이광수 등이 탐정단으로 활동하며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을 다뤘다. 시즌을 아우르는 거대한 세계관과 충격적인 반전, 화려한 카메오 등은 예능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지난달 28일 ‘범바너’ 시즌3 연출을 맡은 컴퍼니상상의 조효진 PD와 고민석 PD는 화상 인터뷰를 통해 3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처음에 시즌을 시작했을 때 우리 나름대로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했어요. 시청자들과 같은 시각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사건을 마주하고 풀어내는 과정이나, 드라마적인 요소를 예능에 가미해 추리로 풀어내는 시도를 했죠. 시즌1을 시작할 때는 어떤 방향으로 풀어야 할지 모르고 시작했거든요. 이렇게 시즌3까지 올 수 있었던 것에 정말 감사드려요.”(조PD)

‘범바너’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전 세계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는 ‘추리’라는 포맷에 예능과 드라마를 넘나드는 연출로 신선함을 더했다. 그 결과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되면서 해외 TOP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럴수록 제작진은 시즌마다 미약한 점을 보완해 갔고, 더 큰 스케일의 시즌3를 선보일 수 있었다.

“사전제작을 하고 동시 공개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피드백이나 보완 작업이 없는 대신에 연출팀, 작가팀, 넷플릭스팀과 많이 의견 교환을 해요. 시즌1을 기획할 때만 해도 유재석 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체 앞에서 리액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멤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고민했어요. 시즌2의 공포 특집 같은 경우에도 유재석 씨가 영화 ‘곡성’을 이야기해 줘서 참고했죠. 실험적인 요소가 많았는데 자리 잡게 되면서 출연자들도 사건에 대한 몰입도가 좋아지게 됐죠. 그러면서 조금 더 무거운 주제, 하고 싶던 이야기를 풀 수 있게 됐고요.”(조PD)

'범인은 바로 너3' 조효진 PD / 사진=넷플릭스 제공


‘범바너’의 성공에는 제작진이 만들어 놓은 무대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출연진이 있다. 제작진은 시즌3에서 절정에 오른 멤버들 간의 호흡과 추리 실력에 감탄했다. 또 그 중심에는 리더 유재석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유재석이 없었다면 ‘범바너’라는 기획조차 하지 못했을 거예요. 깊고 진지한 사건도 있는데 이 와중에도 멤버들의 캐릭터를 짚어주면서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은 유재석 뿐이에요. 리더 같으면서도 허당 같은, 그런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분이잖아요. 또 추리를 잘하는 멤버는 잘하게 해주고, 못하는 멤버는 웃음을 이끌어내게 해줘요.”

“이승기의 경우에는 시즌2에 들어왔는데도 어마어마한 친화력과 순발력 덕분에 처음부터 함께한 멤버처럼 잘 섞였어요. 박민영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없으면 추리가 안 될 정도고요. 김세정의 경우는 캐릭터에 맞게 잘 성장해 준 것 같아요. 시즌3에서 활약이 많아서 감동받았어요. 세훈도 시즌3에서 ‘이 친구가 이런 추리를?’이라고 할 만큼 깜짝 놀라게 하는 순간이 있었죠. 김종민은 분위기가 너무 깊게 빠졌을 때 건져내주는 사람이에요. 시즌3의 가장 큰 인적 변화는 이광수인데 밝고 유쾌한 캐릭터라서 굉장히 큰 도움을 받았어요.”(조PD)



‘범바너’는 화려한 게스트 또한 관전 포인트다. 시즌3는 역대급이라고 할 정도로 정석용, 박효주, 조병규, 김보라, 김혜윤, 임수향, 안보현 등 베테랑 배우들과 조세호, 유병재, 황광희 등 대세 예능인 그리고 빅스 라비, 하성운, 오마이걸 승희 등 아이돌 스타들이 등장했다.

“특정 게스트에 대한 스토리를 짠 방식은 아니었고, 모든 구성을 짠 후에 캐스팅에 들어갔어요. 게스트에게는 대본이 있지만 탐정단들은 어떤 반응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연기력이 좋고, 애드리브를 잘 할 수 있는 분들로 캐스팅했죠. 시즌3 5회의 박효주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박효주의 연기 덕분에 촬영장에서 제작진과 멤버들까지 몰입했거든요.”(고PD)

“시즌3는 정석용 배우가 스타트를 잘 끊어줬어요. 멤버들 앞에서 눈물 연기를 하면서 독백 반, 대사 반을 해야 하는데 한 번에 쭉 소화했어요. 멤버들이 먹먹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분은 집에 가서 잘 때까지 생각이 난다고 할 정도였죠. 조병규의 같은 경우는 굉장히 어려운 연기를 해줬어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조병규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풀렸을지 모르겠어요. 덕분에 멤버들도 몰입해서 상황을 끌어갈 수 있었죠.”(조PD)

'범인은 바로 너3' 고민석 PD / 사진=넷플릭스 제공


시즌3의 부제는 ‘잠재적 범죄 리스트’로, 앞선 시즌보다 좀 더 무거운 주제와 사회적 이슈들이 소재로 쓰였다. 범죄자를 심판하는 법의 잣대, 그리고 도덕적 기준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출연진들과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높아지면서 제작진이 자신 있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획이었다.

“요즘 사회에서 여러 가지 법과 심판에 대해 ‘이게 과연 옳은 것이냐’, ‘처벌이 부족하다’라고 느끼는 시각들이 있잖아요. 그래도 법은 존재해야 하는 것이죠. 엔딩에서 김세정이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는 말이 지켜지길 바라며 우리는 오늘도 달린다’는 내레이션을 하는데, 그게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예요. 예능이지만 사회적인 화두를 던져보고 싶었어요.”(조PD)

공식적으로 ‘범바너’는 시즌3로 마무리됐지만,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열린 결말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은 시즌4를 기대하기도 한다. 앞선 시즌에서 제작진이 던진 떡밥들이 모두 회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즌4 제작 계획은 없다.

“시즌4를 기대해 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하지만, 지금으로써는 이렇게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게 가장 예쁜 그림이 아닐까 싶어요. 시즌3에서 궁금증을 많이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하는데, 그야말로 대본이 다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단서를 만들어놔도 멤버들이 지나쳐버린 것을 굳이 짚어주기는 어려웠어요. 떡밥 회수가 안 된 부분은 리얼리티적인 요소로 이해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재밌는 스핀 오프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스핀 오프로 얘기하고 싶은 것도 많고요. 시즌1의 유연석 씨와 호흡도 좋았기 때문에 한 번 더 호흡해 보고 싶고, 천재 탐정단과 이야기를 엮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하지만 넷플릭스와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생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발전한 것은 없어요.”(조PD)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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