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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오늘 수보회의 주재…北 원전 의혹 입장 밝힐까

사회적 거리두기 및 방역 수칙 준수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1 세계경제포럼(WEF) 한국정상 특별연설에 참석,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 방침을 설명하고 방역 수칙에 대한 국민의 적극적 참여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번지고 있는 정부의 북한 원자력발전소 추진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보회의를 연다. 정부가 전날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 조치를 설 연휴가 끝나는 오는 14일까지 연장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며 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정부의 북한 원전 추진 의혹에 대한 입장이다. 야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한편에서는 북한을 위한 원전을 비밀리에 지어주려 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8일 공개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삭제한 530건의 자료 중 ‘북한 원전 건설 및 남북 에너지 협력’ 관련 파일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야권은 또 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원전 건설 내용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9일 “충격적인 이적행위”라고 비난한 데 이어 전날에는 "정부가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몰아세웠다.

산업통상자원부 신희동 대변인이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원전 추진 의혹 관련 주장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는 야권의 이같은 주장에 즉각 반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9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정부는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청와대는 이번 논란을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색깔론’으로 규정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해도 야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혹세무민하는 발언”이라며 “북풍 공작과도 다를 바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며,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의 긴급 브리핑 자체가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점도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수많은 마타도어를 받아봤지만, 이건 도가 지나치지 않느냐”며 강경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불편한 심정을 내비친 만큼 수보회의에서도 관련 언급이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전날 산업통상자원부, 통일부 등 정부 차원에서 의혹을 해명한 만큼 수보회의에서는 방역 메시지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원전 추진을 둘러싼 진실게임이 이어지자 산업부는 전날 오후 6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었다. 산업부는 이날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논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입장’ 자료에서 “산업부 내에 있는 보고서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의 내용과 작성 경위 및 작성 이후의 경과 등을 확인한 바,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고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문서의 작성 배경을 파악한 결과, 2018년 4월27일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 이후 향후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경우를 대비해 산업부 부서별로 다양한 실무 정책 아이디어를 검토한 것”이라면서 정부 차원에서 추진한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USB에 원전 관련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원전이 아닌 신재생 및 화력발전 내용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에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는 원전이라는 단어나 관련 내용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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