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이끄는 일본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스가 총리 본인에 대한 국민적 선호도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29~31일 전국 유권자 1,014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벌여 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 순위에서 올 9월 임기가 끝나는 스가 총리는 6%의 지지를 얻어 5위에 머물렀다.
1위는 25%의 지지를 받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이 차지했다.
아베 내각에서 외무상과 방위상을 거친 고노는 스가 총리가 지난달 신설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담당상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6일의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 12%의 지지로 주요 언론사 여론 조사에서 처음으로 차기 총리 선호도 1위에 올랐다.
스가 내각에서 행정개혁상을 맡아 불필요한 도장 사용 폐지 등 행정 부문의 다양한 개혁 과제를 추진한 것이 대중적 인기를 높이는 배경으로 보인다.
그는 트위터를 활용한 소통에도 주력해 21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두고 있을 정도로 SNS 공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가 이끄는 '아소'(麻生)파에 속한 그는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출마를 검토했다가 '다음을 기약하라'는 아소 부총리의 조언에 따라 출마의 뜻을 접고 스가 당시 관방장관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마이니치 조사에서 8%의 지지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10%)에게도 밀리면서 3위로 처졌다.
이번 닛케이 조사에서 이시바(16%)가 2위를 지켰고, 그 뒤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13%)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7%)가 이었다.
스가 총리에 대한 선호도가 아베 전 총리보다도 낮아진 것이다.
이런 추세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스가 총리가 제대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9월 아베의 뒤를 이어 취임한 스가 총리는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는 국내 여행 장려 정책에 집착하면서 긴급사태 선포를 미루는 등 작년 11월부터 일본 전역에서 제3차 유행이 본격화한 코로나19에 '뒷북'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번 닛케이 여론 조사에서 79%의 응답자는 지난달 8일 수도권 등에 발효된 긴급사태 선포가 너무 늦었다고 반응했다.
또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답변 비율이 61%에 달해 같은 질문을 던진 작년 2월 이후로 가장 높았다.
스가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43%로, 직전인 작년 12월 조사 때와 비교해 1%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 비율은 2% 뛴 50%를 기록해 무응답층에서 적극적인 반대파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55%가 지도력이 없는 점을 꼽았다.
닛케이는 지도력 부재를 지적한 응답 비율이 50%를 넘은 것은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 시절이던 2011년 7월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번 닛케이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집권 자민당이 44%,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9%를 기록해 작년 12월 조사 때(각각 42%, 9%)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한편 올 7~9월 예정된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문제에 대해선 감염 확산이 이어질 경우 취소(46%)나 재연기(36%)가 불가피하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에 감염 관리 대책을 철저히 마련한 뒤 예정대로 열어야 한다는 답변은 15%에 그쳤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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