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3지대 1 대 1 경선을 제안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안과 관련해 “연락이 오면 만나보도록 하겠다”며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간의 제3지대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3지대 단일화 승자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단일화 논의까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안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금 전 의원의 ‘제3지대 경선’ 제안과 관련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고 야권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제 뜻에 동의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주장해온 단일화 실무 협상과 별개로 국민의힘 후보와 겨루게 될 제3지대 후보 간 단일화 먼저 시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금 전 의원은 전날 안 대표에게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기 전까지 두 후보 간 단일화를 먼저 진행하자고 요청했다. 금 전 의원은 또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저한테 유리한 것이 아니라 야권 전체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역시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야권 단일화에 대한 최종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 논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중진 의원 비공개 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야권 단일화에 관한 것은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방향을 정리하기로 했다”면서 “오는 3일로 예정된 비대위원장과 중진 의원 간 연석회의에서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해 단일화에 대한 당내 최종 의견 도출을 예고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안 대표와의 단일화 방안과 관련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 우리가 한목소리로 가야겠다고 정했다”고 덧붙였다. 당내 안팎에서는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간의 3지대 야권 단일화 성사 뒤 최종 승자가 국민의힘 경선 승리자와 다시 겨루는 방식이 유력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 가덕도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현재 경선하는 과정에서 우리 당이 아닌 사람이 끼어들어 올 수는 없다”고 말해 그동안의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국민의힘 본 경선은 15일부터 진행되는 가운데 3월 4일 100% 시민 투표를 통해 국민의힘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후보가 결정된다. 따라서 3월 4일 이후에 서울시장에 출마한 제3지대 단일화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가 1 대 1로 겨루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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