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29)씨가 최근 의사국가고시에 최종 합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씨의 의사자격 여부를 놓고 시민·의료계·정치권의 여론이 분열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조씨의 입시비리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 의원은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같은 당 강민국, 김영식, 이종성, 양금희, 지성호, 조명희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입학부정 주범 조민을 즉각 기소하라"며 "'입학부정'은 대한민국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로, 검찰은 그 범죄에 대해 명백하게 밝혀 법의 심판을 받게 함으로써 ‘공정 사회’를 확립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은 모친인 정경심(동양대 교수)과 공모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부정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정경심 1심 재판 결과 명확히 확인됐다"면서 "조민은 거짓 경력을 적극 활용해 본인이 직접 자기소개서에 허위사실을 기재하고, 가짜 증명서와 상장을 첨부했다. 그리고 면접 전형에서 적극적으로 그 사실을 진술한 입학부정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한 "조민이 허위 서류 및 위조된 표창장을 제출해 서류전형과 면접 전형을 거쳐 부산대 의전원에 최종 합격한 것은 위계로 국립대학인 부산대 의전원의 입학 사정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그럼에도 검찰은 입학부정 행위의 주범인 조민을 기소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를 미성년인데도 불구하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조민의 범죄사실을 충분히 확인했음에도 입학 부정행위자 본인인 조민을 기소하지 않는 것은 검찰의 명백한 직무유기"라고도 했다.
여기에 덧붙여 정 의원은 "조민은얼마 전의사 자격을 취득했을 뿐 아니라 전공의가 되기 위해 인턴을 하겠다고 버티고 있다"면서 "이제라도 검찰은 입학부정의 주범 조민을 즉각 기소해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 재판을 통해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대검찰청을 방문해 국민의힘 의원 44인의 서명이 담긴 성명서를 전달했다.
앞서 조씨는 지난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지원 당시 모친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허위로 작성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자기소개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샀다.
이와 관련, 정 교수는 해당 표창장 위조을 위조하고 조씨의 자기소개서 내용을 부풀렸다는 혐의가 인정되면서 지난해 12월 23일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선고 형량은 징역 4년, 벌금 5억원이었다.
정 교수에 대한 1심 판결 이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조씨의 의사국시 필기시험 응시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행정청의 행정행위를 민사집행법상 가처분으로 금지 할 수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소송을 낸 대한소청회에 대해선 조씨에 대한 응시 효력정지를 요청할 수 있는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법원은 판결했다.
조씨 부정입시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부산대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 법령과 학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부산대는 지난달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국 전 장관 자녀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 관련해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는 대로 원칙대로 투명하게 처리한다는 것이 우리 대학의 일관된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임 총장도 2019년 10월 국정감사 답변에서 표창장 위조 여부에 대한 법원 판결이 확정된 후에 조씨의 입학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학교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대는 이어 “통상 소송 중인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리는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나오거나 하급심 판결에 대해 당사자가 상소를 하지 않으면 확정되고, 교육청 등 행정기관의 판단에 대해 당사자가 다투지 않는 경우에도 확정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산대는 “조국 전 장관 딸의 입학 관련 사건의 경우도 사법부의 최종 판결에 의해 입학서류 진위가 확인되면 당연히 그 판결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는 또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사실관계를 전제로 개인의 중차대한 법익에 관한 일을 처리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위배된다”며 “사실관계에 대해 당사자 간의 복잡한 다툼이 진행되는 경우 교육기관은 법원의 최종 판결 이후 행정적 조치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도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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