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지난달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 돔 구장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스포츠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신세계는 청라지구에 대형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청라'를 추진 중인데 돔 구장도 이곳과 연결된 형태로 지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로 스포츠의 천국’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프로 스포츠 팀들이 홈 구장을 다양한 사업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국프로풋볼(NFL)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대표적이다.
구단주인 로버트 크래프트(80·미국)는 일찌감치 지난 2007년에 3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홈 구장 질레트 스타디움 옆에 ‘패트리어트 플레이스’를 열었다. 쇼핑·엔터테인먼트 복합 시설로 구단 명예의 전당과 호텔은 물론 10여 개의 식당, 아웃도어·스포츠용품 매장, 의류 매장, 영화관이 입점했다. 지금은 식음 매장만 26개이고 구단 ‘굿즈’ 매장과 스파, e스포츠 시설 등 없는 게 없다.
뉴잉글랜드는 2000년대 들어 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 우승을 여섯 차례나 차지한 ‘21세기 최고의 왕조’다. ‘돈만 먹는 하마’로 통하던 구단은 컬럼비아대-하버드 경영대학원(MBA) 출신의 크래프트가 1994년 1억 7,200만 달러에 인수한 뒤로 NFL 최고의 프랜차이즈로 변모했다. 현재 포브스가 산정한 구단 가치가 전 세계 스포츠 구단 중 7위에 해당하는 41억 달러이니 단순 계산하면 인수 금액의 거의 24배로 가치가 뛴 것이다. 뉴잉글랜드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지난해에도 6억 3,000만 달러의 수익을 내는 등 최근 10년간 꾸준히 수익 규모를 늘려 왔다.
대학 시절 풋볼 팀에서 뛰었던 크래프트는 제지 사업으로 큰돈을 번 뒤 고향 연고의 NFL 팀에 눈독을 들였다. 1985년에 홈 구장 주변 땅부터 매입한 그는 3년 뒤 노후한 홈 구장을 사들였다. 구단을 인수하지 않고도 주차 시설과 경기장 내 상점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매년 앉아서 200만 달러씩을 벌었다. 1994년 마침내 구단을 인수한 크래프트는 이듬해 새 홈 구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2002년 개장 뒤 곧바로 P&G에 구장 명명권을 팔아 질레트 스타디움으로 팬들을 맞았다.
크래프트가 주인이 되기 전까지 한 번도 매진이 없던 뉴잉글랜드 홈 경기는 질레트 스타디움으로 안방을 옮긴 뒤부터 폭발적인 매진 행진을 시작했다. 몇 년 뒤 복합 시설 패트리어트 플레이스까지 생기면서 보스턴 외곽의 폭스보로는 활기로 가득 찼다.
뉴잉글랜드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40대 노장인 슈퍼 스타 톰 브래디를 탬파베이로 떠나보낸 뒤 지난 시즌 7승 9패에 그친 것이다. 또 다른 간판 스타 줄리안 에델만도 부상 탓에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20년 만에 5할 승률이 깨졌다. ‘리빌딩’을 선언한 뉴잉글랜드의 오프 시즌 행보에 스포츠 팬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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