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웹툰 작가 ‘기안84(37·본명 김희민)’가 연재 중인 웹툰 ‘복학왕’을 통해 다시 한 번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풍자했다. 앞선 회차에서 집값에 놀라 ‘머리가 깨지는’ 장면을 그렸다 일명 ‘대깨문’ 비판 논란에 휩싸인 그는 이번 회차에선 유주택자와 무주택자의 갈등을 표현했다. 이번 웹툰에는 “똑같은 신분에서 한 명은 귀족, 한 명은 노예. 그것을 결정한 것은 직업이 아닌 아파트”라는 대사가 나온다.
2일 네이버 웹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기안84 작가의 복학왕 329화 ‘입주 2화’를 보면, 아파트에 입주한 주인공이 감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자신의 집을 갖게된 그가 이사 작업을 하는 인부에게 “이게 꿈은 아니죠?”라고 묻자, 인부는 “젊은 친구가 능력 있다”며 “(집값이) 20억까지 갈 거라는 말이 있으니 절대 팔지 말라”고 한다. 주인공이 “일도 안했는데 돈을 버는데 이래도 돼냐”고 묻자, 인부는 “월급 모아서 부자 되려 그랬냐, 그렇게 벌지 어떻게 버냐”며 웃어보인다.
이후 주인공은 지인의 중식당에서 배달을 시키고, 새 아파트로 이사온 주인공을 못내 부러워하던 배달부 지인은 현관문을 열지 못해 욱하는 마음에 문을 발로 차 부숴버린다. 주인공이 항의하자 지인은 “물어줘? 어차피 집값 많이 올랐잖아"리며 "누군 뺑이쳐서 100만원 벌고 누군 앉아서 10억벌고 X같다”고 한다.
주인공이 “형도 나중에 (집을) 사면 된다”고 하자 지인은 “언젠간 집값 폭락하겠지?”라고 묻는다. 이에 주인공은 “이사 첫 날부터 재수 없게, 뭔 폭락이냐. 이제 폭등 시작이구만”이라고 답한다. 이어 “다 잘 살길 진심으로 바랐는데, 왜 점점 서로 미워하게 되느냐”고 한탄한다.
등장인물이 문을 걷어차는 장면을 놓고 독자들 사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기안84는 이 웹툰을 통해 부동산 폭등 상황을 지속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앞선 웹툰에서도 보름달을 향해 손을 뻗으며 “가끔은 기가 막힌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도 집 살 길은 보이지 않는게”라는 대사를 넣어 문 대통령의 애칭인 ‘달님’을 통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다음 회차에서는 등장인물의 머리가 도로에 부딪혀 깨지는 모습을 연출해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인 ‘대깨문'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받았다. 매회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기안84의 웹툰을 놓고 독자들 사이에서는 “통쾌하다”는 반응과 “너무 정치적이어서 불편하다”는 평이 엇갈리고 있다.
/김경림 기자 forest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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