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고용보험료율 인상을 추진한다. 지난 2019년 10월 요율을 올렸음에도 ‘퍼주기식’ 복지 정책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자 2년도 안 돼 재인상을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고용부가 3일 청와대에 제출한 ‘2021년 업무 보고'에 따르면 고용부는 “기금 고갈 방지와 고용보험 사업의 안정적 수행을 위해 올해 상반기 중 재정 건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 박화진 고용부 차관은 “그동안 사업 지출을 구조 조정해 일부를 일반회계(국가 재정)로 전환하는 것을 협의해왔지만 일반회계 사정도 좋지 않다"며 “고용보험료율 인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중기적 관점에서는 고용보험료율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한 뒤 주무 부처인 고용부가 요율 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보험료율은 2019년 10월 월급여의 1.3%에서 1.6%로 인상됐다. 이번 발표까지 기간을 따지면 고작 1년 5개월 만에 요율 인상을 다시 들고 나온 셈이다. 고용보험료율 결정은 노사정 합의체인 고용보험위원회 의결 사항으로 구체적인 인상 시기와 폭은 협의로 결정해야 한다. 박 차관은 "지난해 7월 노사정 협약 당시 기본적으로 보험료율 인상 방향으로 접근하되 재정 부담 등을 고려해 노사정이 함께 논의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고 설명해 노사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용보험기금은 현재 빚으로 버티는 구조다. 고용보험기금의 대출액은 올해 본예산에서 7조 8,997억 원까지 늘었다. 고용보험기금의 수입 구조는 고용보험료, 일반회계 전입금, 투자 수익금 등으로 구성되지만 기존 재원 조달 방법으로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고용보험기금 지출이 늘어난 1차적 이유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고용 타격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방만한 지출 구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청년·중장년을 고용하면 지원금을 주는 사업도 고용보험기금에서 대체로 지출되는데 이런 사업들이 실제로 고용 창출과 노동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지금이라도 고용보험기금 사업이 고용 창출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원점에서 고용보험기금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변재현 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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